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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뇌 활성화 및 노령기 기억력 유지에는 필수 원소의 하나인 셀레늄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세포 대사(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운동은 몸뿐만 아니라 뇌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앞선 연구에서도 운동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가 개선될 가능성이나, 뇌의 기억 영역을 활성화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운동이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메카니즘은 불분명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 타라 워커 박사 연구팀은 운동 후 쥐의 뇌에서 38종의 단백질 농도가 상승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이전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특히 셀레늄을 포함한 단백질인 '셀레노프로테인P'가 운동 후 2배로 상승한 점을 단서로 셀레늄이 뇌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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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우선 새로운 뉴런을 생성하는 근원 세포를 배양하고, 여기에 셀레늄이 물이나 토양 등에 존재하는 형태인 아셀렌산나트륨과 식사 등에 포함되는 형태인 셀레노메티오닌을 추가했다. 그 결과, 단 14일만에 신경전구세포가 2배로 늘었다. 게다가 아세렌산나트륨을 쥐의 뇌에 7일간 직접 주입하자 해마의 신경전구세포가 3배로 증가했다. 

해당 실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셀레노단백질P 합성 및 수용체에 관련된 유전자를 결손시킨 쥐를 운동시켰다. 유전자가 결손된 쥐의 경우, 운동을 해도 신경전구세포가 증가하지는 않은 것을 확인했다. 

셀레늄이 신경신생에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팀은 다음으로 사람의 나이로 환산해 60세에 해당하는 생후 18개월 쥐에 셀레노메티오닌을 추가한 물을 마시게 했다. 그 결과, 쥐 해마에 있는 새로운 신경세포의 수가 2배로 증가했다. 

셀레늄을 포함한 물을 마신 노령의 쥐는 가벼운 전기 쇼크가 있는 장소를 기억해 피하거나, 32개의 구멍 중에서 쥐가 좋아하는 어두운 방으로 연결되는 구멍을 기억하는 등의 기억력 테스트에서도 대조군보다 나은 성적을 보였다. 이 결과는 셀레늄이 뇌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셀레늄이 뇌 손상으로 인한 인지 장애 회복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쥐 해마에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물질을 주입해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켰다. 그 결과, 셀레늄을 주지 않은 쥐는 전날 쇼크를 받은 장소를 기억할 수 없었지만, 셀레늄을 복용한 쥐는 정상 쥐와 같이 테스트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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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뉴런이 형성되지 않도록 한 쥐는 셀레늄을 주어도 인지기능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셀레늄을 통한 뇌의 재생 효과는 신경발생 여부에 달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운동이 뇌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기는 것을 돕는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졌지만, 그 메카니즘은 잘 알지 못했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운동과 병행했을 때 셀레늄이 뉴런을 증가시키고 인지력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셀레늄은 콩류나 곡류, 견과류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미네랄로 뛰어난 항산화 작용이 있다. 하지만 과다 섭취로 인한 독성도 강하기 때문에 전문가는 셀레늄 함유 보충제로 운동을 대체하거나 셀레늄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채·고기·과일 등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한 셀레늄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과 신경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셀레늄 보충제가 유익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워커 박사는 지적했다. 

한편, 연구 결과에 대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이번 논문은 건강기능식품 업계로부터의 자금 제공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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