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우울증은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기준 전세계 우울증 환자는 2억 8000만 명에 달하며, 매년 70만 명 이상이 우울증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2000년~2021년에 발표된 149건의 기존 조사 결과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새로운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 대다수가 필요 최저한의 치료조차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울증은 이전에도 심각한 건강 문제였지만,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유행 속에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우울증에는 심리적 개입이나 약물 요법 등의 치료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케어 시스템의 미비나 세간의 시선 등으로 모든 사람이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에 연구팀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지 조사하기 위해 2000년~2021년에 발표된 우울증 치료에 관한 149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일련의 연구는 총 84개국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데이터 수집 기간은 2000년~2019년. 환자의 연령·성별·치료 수준 등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우울증 치료율은 세계적으로 낮다는 사실과 국가 간 경제 격차가 우울증 치료 격차와 연동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고소득 국가는 33%, 저·중소득 국가에서는 8%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울증 치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케어를 받는 비율도 고소득국가는 23%지만, 저·중소득 국가는 3%에 그쳤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메타분석에 사용한 데이터에는 지역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연구에 사용된 많은 데이터가 고소득 국가인 북아메리카나 서유럽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나 남아시아 등 저·중소득 국가의 데이터는 22% 수준이라는 것.
연구팀은 "데이터에는 편향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우울증 치료율은 세계적으로 낮으며, 저·중소득 국가의 치료율은 특히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퀸즐랜드 대학 알리제 페라리(Alize Ferrari) 박사는 "많은 사람이 우울증 진료 가이드라인의 권고에 따른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우울증이 초래하는 큰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케어와 치료 촉진을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는 "건강 문제 관련 자금은 말라리아·에이즈·결핵과 같은 전염성 질환에 우선적으로 할당되며, 우울증 등 정신 질환에 할당되는 비율은 2% 미만이다. 우울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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