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이후 유가 폭등
美 '러산 원유 수입 금지 검토' 영향 커...에너지 공급 불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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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국제유가가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또 한번 급등했다. 미국 뉴욕 상품 선물 거래소인 뉴욕상업거래소(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현지시간인 3월 6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급등해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 선물 가격의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침공과 이란의 핵 협상 지연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 우려 때문이다. 

WTI 선물 가격은 3월 6일 거래에서 8%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125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08년 이후 최고치로, 이날 한때 배럴당 130.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John Kilduff) 파트너는 "이미 높은 가격이지만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국제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가 공개한 WTI 선물의 3월 1주차 차트다. 3월 초에는 배럴당 100달러를 밑돌았지만, 빠른 속도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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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의 차트를 보면, 3월의 가격 상승이 얼마나 급격한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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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선물은 지난 10년간 차트에서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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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6일 장중 한때 브렌트유 역시 2008년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러시아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월 6일 "유럽 동맹국과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서방국가 바이어는 러시아산 원유를 피하기 시작했으며, JP 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의 66%가 바이어를 찾는데 고전 중이다.

반면,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는 4월 아시아와 유럽용 원유 판매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

여기에 이란 핵 협상이 지연되고 있어 이란산 원유의 수출 재개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핵 협상이 최종 단계에 와 있지만, 협상에 참가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무역·경제·군사 기술의 협력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미국 측 서면 보증을 요구했다. 날로 강력해지는 제재 속에서 러시아가 이란 핵 협상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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