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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3만 6000명의 음주 습관과 뇌 자기공명단층촬영(MRI)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하루 10ml, 즉 캔맥주 절반 정도의 알코올에도 뇌 부피가 감소해 노화를 부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앞선 연구를 통해, 적당량의 음주(알코올)에도 뇌 영역이 줄어들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소량의 알코올 섭취 영향과 관련해서는 모순된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고령자는 오히려 소량의 알코올 섭취가 뇌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이에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기드온 네이브(Gideon Nave) 교수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의 뇌를 MRI로 스캔한 결과를 분석해,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뇌 영역의 백질 및 회백질의 부피를 계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3만 6678명의 데이터를 이용한 이번 연구에 대해, 네이브 교수는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활용한다는 것은 보다 강력한 렌즈를 갖춘 현미경이나 망원경을 손에 넣는 것과 같다. 하루에 맥주병을 반만 마시는 경우와 한 병 비우는 경우처럼 미묘한 차이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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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량과 뇌의 체적을 비교하고, 연령으로 인한 뇌 노화·신장·성별·흡연 습관·사회 경제적 상황·유전 등의 요소를 배제한 결과, 경도에서 중도의 알코올 섭취에도 뇌 전체의 체적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악영향은 마시는 양에 따라 비례하는 것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위스콘신 대학 매디슨 캠퍼스의 레미 다비엣 교수는 "음주량과 뇌에 미치는 영향이 지수함수적으로 빨라진다는 증거는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50세의 경우는 음주량이 1일 1알코올 단위라면 반년분의 노화에 상당하는 영향이 확인됐다. 1단위는 약 10㎖(㏄)의 순수 알코올이다. 또 알코올이 뇌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음주량이 1단위에서 2단위로 늘어나면 2년, 2단위에서 3단위로 늘어나면 3년 반, 3단위에서 4단위로 늘어나자 4.9년으로 증가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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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알코올 도수 5%의 500㎖ 캔에 들어간 맥주에는 25㎖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하루 한 캔의 맥주를 마시는 50세의 경우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2년 정도 뇌가 노화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음주량과 뇌 체적의 상관관계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네이브 교수는 “젊은층을 장기적으로 추적한 데이터 세트를 이용하는 등 알코올 소비와 뇌 노화 사이의 추가적 인과관계 규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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