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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유럽에서 심각한 극심한 에너지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핀란드 원전업체가 새로운 원전의 시험 운용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속에 탈(脫)탄소 기조와 전력 수요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른 북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가장 극심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는 핀란드는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전력 대부분을 스웨덴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핀란드의 전력회사 TVO는 2005년부터 건설 중이었던 원자로 '올킬루오토(Olkiluoto) 3호기'의 시험 운용을 드디어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원자로는 핀란드의 다섯 번째 원전으로 핀란드의 신규 원자로 가동은 약 40년 만의 사건이다. 

핀란드는 현재 올킬루오토 원전 1·2호기와 로비사 원전 1·2호기 등 원전 4기를 가동 중이다. 앞서 노후 원전 수명을 20~30년 늘렸으며, 추가 원전 건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로 건설된 올킬루오토 3호기는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1.6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핀란드의 전력 수요 14%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시험 운용은 0.1GW 규모로, TVO는 2022년 7월 말 본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2005년경부터 건설이 시작된 올킬루오토 3호기는 원래 2009년 가동 예정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개발이 크게 지연되면서 2021년 12월 처음으로 임계 조건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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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란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임계 상태에 도달한 원자로는 안전하게 가동될 수 있다.

2021년 기준 핀란드의 전기료는 여타 북유럽 국가 평균보다 15%가량 높았다. 발전용 화석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핀란드는 원전 의존도를 다시 높이고 있다. 

핀란드 정부 출연기관인 기술연구센터(VTT)는 원전 발전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각종 안전 대책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 VTT 원자력안전센터는 비행기가 원전 외벽의 충돌 안전성 검증을 위해 연간 약 20발의 미사일을 외벽과 같은 재질에 발사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북유럽 전력 사정에 익숙한 컨설턴트 기업 테마(Thema)는 "핀란드는 북유럽에서도 가장 심각한 전력 부족 국가다. 이번 신규 원자로 가동으로 전력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2년 이내에 1MWh당 70유로에서 45유로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독일과 달리,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유럽 일부 국가도 급속도로 이루어진 탈원전이 에너지 수급에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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