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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잘 때 어두운 것이 싫거나, 피로로 그대로 잠들어 버리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불을 켠 채 잠이 든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강하지 않은 조명이라도 취침 시 빛을 받으면 심박수 상승 등을 일으켜 심장병이나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관련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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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9년에는 조명 및 TV를 켜고 자면 체중 증가 및 비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된 바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아이비 메이슨 박사 연구팀은 20명의 젊은 실험 참여자에게 중간 밝기의 조명과 희미한 밝기 조명이 있는 실내 환경에서 수면을 취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전자의 광량은 100룩스(Lux) 정도의 실내등 밝기, 후자 광량은 3룩스의 달빛보다 약간 밝을 정도의 밝기다.

각각의 실내 환경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난 결과, 중간 빛에서 수면을 취한 그룹은 희미한 빛에서 잔 그룹보다 심박수와 혈당치 상승이 높게 나타났으며 혈액 내 포도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확인됐다. 

인슐린 저항성은 공복 혈당과 기상 20분 후에 채취한 인슐린 샘플을 활용했다. 혈당 조절 호르몬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혈액 내 포도당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체내에 그대로 쌓여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결국 심장 질환 및 당뇨병, 대사증후군 리스크를 높이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두 그룹의 실험 참여자가 자가 보고한 수면의 질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밝은 조명에서 수면을 취한 실험군이 얕은 수면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이 내는 빛으로 인해 수면 중에도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돼 심장 박동수가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메이슨 박사는 "단 하룻밤이라도 수면 시에 조명을 켜면 심장병이나 당뇨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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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잠을 잘 때는 불을 켜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불을 꼭 켜야 한다면 최대한 어둡게 해야 한다. 일반 전등의 밝은 색보다는 차라리 전구색이나 빨간색 조명이 더 낫다"고 언급했다. 

또 노스웨스턴 대학 필리스 리 교수는 "수면 중에는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거나 빛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TV의 음량을 줄이고 켜두거나 머리맡에 밝은 조명을 두는 것도 심장 질환이나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최소 취침 한 시간 전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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