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우주탐사 플랫폼 시스템을 설계한 한화시스템이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함께 소행성 탐사와 달 착륙 등 우주탐사 프로젝트를 위한 돛을 올렸다.
한화시스템은 천문연과 항우연 등 정부출연기관이 추진하는 ‘우주탐사 기준 플랫폼 시스템 설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민간 주도 우주개발 뉴스페이스 전환을 위한 가속도를 높이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가정 먼저 적용될 밑그림은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 탐사 사업이며 지난달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마쳤다.
여의도 63빌딩 보다 1.5배 이상 높은 370m 규모의 소행성 아포피스는 7년이 지난 오는 2029년 4월, 지구 3만1600km 상공을 통과할 예정이다. 고도 3만6500km에 떠 있는 천리안 위성보다 약 5000km 가깝다. 300m를 초과한 소행성이 이렇게 지구를 스치는 현상은 수천 년, 길게는 2만 년에 한 번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양계 초기 모습을 간직한 아포피스가 지구에 접근하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궤도 지금이 늘어나고 자전축이 틀어지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포피스는 국내 기술로 만든 우주 탐사선을 국내 발사체로 쏘아 올려 이 같은 변화를 관측하고 촬영한다는 목표다. 때문에 아포피스 탐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 우주탐사 기술 발전과 함께 태양계 진화 역사를 규명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시스템이 설계하는 건 우주탐사 기준 플랫폼이다. 한화시스템이 총 체계를 담당하고 ㈜한화의 고효율 추진 시스템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경량화 전장 시스템 기술이 함께 활용된다.
결과적으로 한화그룹의 우주산업을 집대성한 스페이스 허브의 앞선 기술이 총동원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탐사선은 오는 2027년 10월 발사 예정이다. 탐사선은 지구 궤도를 벗어나 지구-달 사이 거리(38만km)의 220배가 넘는 8400만km까지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탐사선이 초속 30km가 넘는 아포피스 속도를 추월하면 약 10km 거리를 두고 ‘동행비행’을 하며 변화를 관측하게 된다. 국내 기술로 빠르고 멀리까지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최초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큰 그림에 따라 우주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2029년 아포피스 탐사를 통해 확보한 탐사선 경량화 및 고효율 추진시스템 등 핵심기술이 2030년대 달 착륙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우주탐사 사업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하나의 우주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는 우주산업기술 발전과 뉴스페이스 전환에 함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