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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매년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등 급격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과 홍수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습적인 물 부족 현상으로 단기간에 토양을 메마르게 만드는 '돌발 가뭄’(Flash Drought)' 문제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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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텍사스공대·홍콩공대 등 공동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0~2020년 사이에 기상위성이 관측한 수문기상 데이터, 즉 세계 각지의 강수와 하천 수위 등 물의 순환과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00~2020년 사이에 발생한 가뭄 중 33.64~46.18%가 가뭄 상태가 될 때까지 단 5일밖에 걸리지 않는 '돌발 가뭄’으로 파악됐다. 가뭄의 발생 빈도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가뭄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 

미국 오스틴 텍사스 대학 종 리앙 양(Zong-Liang Yang) 교수는 "지구온난화는 급격한 가뭄이 일어나기 쉬워진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홍수는 기상조건에 따라 5~6개월에 걸쳐 비교적 천천히 진행된다. 반면 돌발 가뭄의 70%는 2주 정도에 걸쳐 발생하고, 30%는 단 5일만에 지역을 메마르게 한다. 가뭄은 단기간이지만 농작물 생육에 중요한 시기에 갑자기 물 부족이 발생하면 상당한 규모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가령 2012년 미국에서 돌발 가뭄이 발생한 당시 옥수수 수확량이 급감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약 357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돌발 가뭄의 영향에 대해 연구팀은 "돌발 가뭄은 급속히 발생하고 이를 사전에 대비할 조짐도 거의 없어 천천히 발생하는 통상적 가뭄보다 농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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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분석에서 돌발 가뭄은 동남아시아·동아시아·아마존 분지·북아메리카 동부·남미 남부 등 습윤 혹은 반습윤 지역에서 가장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돌발 가뭄의 발생 빈도가 지난 21년간 22~59%나 상승했다. 

지금까지 단 5일간에 지역의 물이 마르는 급속도의 가뭄이 발생하는 메카니즘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논문 필두저자인 홍콩공대 야민 칭(Yamin Qing) 박사는 "돌발 가뭄이 발생하는 과정 및 돌발 가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급격한 발생의 근본 원인을 찾는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 모니터링 외에도 돌발 가뭄 모니터링 및 예측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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