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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살모넬라균은 급성 위장염이나 장티푸스 등의 감염증을 일으키며, 감염되면 8~48시간 안에 복통·설사·구토·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조리가 불충분한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에서는 초콜릿 때문에 발생하는 살모넬라 식중독이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다. 

2022년 4월 8일 기준 살모넬라 식중독의 유럽(벨기에·프랑스·독일·아일랜드·룩셈부르크·네덜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 영국 등) 감염 사례는 10세 미만의 아이를 중심으로 2022년에만 150건 이상 보고됐다. 

원인은 벨기에에서 제조돼 유럽 등지에 판매되고 있는 페레로사의 '킨더(Kinder)' 초콜릿 제품으로 확인되었으며, 4월 8일 문제가 된 제품의 회수가 이루어졌다. 

◆ 과거에 발생한 유사 피해 사례 

초콜릿 제품으로 살모넬라 식중독에 감염된 경우는 흔한 편은 아니지만, 유사한 피해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 1970년에는 살모넬라에 오염된 카카오 분말로 스웨덴에서 110명이 살모넬라 식중독에 감염됐다. 

또 1973년부터 1974년까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초콜릿 때문에 발생한 살모넬라 식중독 감염이 캐나다에서 95건, 미국에서 30건 보고됐다. 1982년~1983년에는 영국에서 24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2종의 초콜릿 바가 원인이었다. 

1985년~1986년엔 캐나다와 미국에서 살모넬라 식중독이 33건 발생했다. 원인은 벨기에에서 수입된 동전 모양의 초콜릿이었다. 1987년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 보고된 361건의 살모넬라 식중독 감염도 초콜릿이 원인이었으며, 실제 감염자 수는 2만명~4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1년~2002년에는 독일의 한 슈퍼마켓 체인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한 특정 브랜드 초콜릿으로 적어도 439명이 살모넬라 식중독에 감염됐다. 2006년에는 영국에서 초콜릿이 원인인 살모넬라 식중독이 56건 발생했다. 

◆ 초콜릿 식중독의 원인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대부분은 아프리카 서부 농장에서 만들어진다. 농장에서 수확된 카카오는 발효 후 건조되지만, 이 시간 동안 카카오가 동물이나 주위의 흙 등에 의해 살모넬라에 오염될 기회는 충분하다. 카카오는 초콜릿 공장에서 로스팅되지만 로스팅이 불충분하면 살모넬라를 살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초콜릿 공장의 위생 관리도 문제가 될 수 있다. 2006년 영국에서 발생한 살모넬라 식중독은 초콜릿 공장 파이프에서 흘러나온 물이 초콜릿에 포함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킨더초콜릿 생산 제조업체인 페레로사는 위생 대책과 살모넬라 검사도 충분히 실시해 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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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로사는 2021년 12월 벨기에 시설의 버터 밀크 탱크에서 살모넬라균(Salmonella Typhimurium)을 검출했다. 그러나 이후에 제조된 제품에서 살모넬라 검사가 음성으로 나와 초콜릿을 출하했다. 2022년 3월에 진행된 분자역학 조사 결과, 해당 버터밀크 탱크에서 번식한 살모넬라가 일련의 식중독 원인임이 밝혀졌다.

살모넬라는 수분이 적은 초콜릿에는 증식하지 않지만 종종 사멸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일단 살모넬라에 오염된 초콜릿 제품은 적절한 식품안전기술로 만들어져도 장기간 광범위하게 살모넬라 감염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호주 비영리 학술 매체인 더컨버세이션은 "제조업체 대부분은 제품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생산하고 있다"면서도 "초콜릿은 아동이 좋아하는 간식이며, 어린이가 살모넬라 식중독에 감염되면 중증화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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