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디언 등 현지매체 "근시안적이고 비현실적"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삼성전자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새벽 2시 런던 거리에서 혼자 조깅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삼성 광고에 대해 영국 BBC와 일간 가디언(The Gurdian) 등 현지 언론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야행성인 사람들(Night Owls)' 타이틀의 갤럭시 광고를 유튜브 등 온라인 상에서 공개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e Gurdian

이 광고에선 새벽 2시에 이어폰(갤럭시 버즈)를 꽂은 채 어두운 거리와 골목을 달리는 여성이 등장하고, 조깅 도중에 텅 빈 다리 위에서 자전거를 탄 남성을 지나치기도 한다.

아래가 논란이 된 영상이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선 밤길에 여성을 노린 살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여성들이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올해 초 아일랜드 툴라모어에서 23세 애슐링 머피가 운하 주변 산책로에서 혼자 달리다 살해됐고, 3월에는 사라 에버라드(당시 33세)가 경찰관에게 납치·강간 살해됐으며, 9월에는 20대 교사 사비나 네사가 런던 공원 근처에서 살해되는 흉악 범죄가 발생했다. 

리클레임 디즈스트리트(Reclaim these streets)의 제이미 클링글러 공동설립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애슐링 머피 사건을 생각해보면 이 광고는 정말 형편없다. 밤중에 안전하게 달리는 여성을 상상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이상'일 뿐이다"라고 언급했다. 

또 우먼스 러닝(Women's Running) 잡지 편집자인 에스터 뉴먼은 "여성들은 하루 중 언제든 달리기를 할 때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특히 새벽은 너무 무서워서 뛰지 않는다"며 "이어폰을 끼고 새벽 2시에 달리는 여성 광고는 근시안적이고 순진하며 우스꽝스럽다"고 혹평했다. 

BBC는 영국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실제로 여성의 절반 정도가 어둠 속을 혼자 걸을 때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여성들의 두려움에 무신경한 광고"라는 비판과 "한국과 영국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광고는 광고일 뿐"이라는 옹호적 입장으로 반응이 나뉘었다. 유튜브에는 "완전히 비현실적이다" "광고 주인공을 보면서 내가 긴장하게 된다"거나 "한국에서는 밤에 운동이 가능하다" "이 광고는 한국에서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댓글 등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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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도 "새벽 2시에 달리는 여성에 대한 광고가 과연 현실적이라고 보는가?" 등의 비판적 글이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해당 광고는 모든 갤럭시 고객이 자신의 일정에 따라 언제든 운동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기획한 것이며 여성 안전에 관한 지속적인 논의에 둔감하려던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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