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희망 그리고 환상의 외줄타기’…취임 전부터 ‘삐걱’ 尹 정부의 ‘空約’
[저널리즘] ‘희망 그리고 환상의 외줄타기’…취임 전부터 ‘삐걱’ 尹 정부의 ‘空約’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2.05.02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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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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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문재인 정부 5년, 집권과 동시에 그들이 강조했던 공정, 정의, 상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비판의 결과는 대통령 선거에서 고스란히 표출됐습니다. 고작 0.8%p라는 전무후무한 성적과 함께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부역하면서 대리만족했던 어떤 이들은 패배에 슬픔과 원통함을 감추지 못했던 반면 모순의 지난 5년을 심판했다며 스스로 자평(自評)하고 나선 이들은 새로운 희망의 5년을 기대하며 시계추를 다시 맞추고 있습니다.

‘희망’…언제나, 항상, 늘 그랬듯이 정치는 국민의 가장 허약한 곳에 메스를 겨냥합니다. 개개인의 이익과 환상을 마치 통찰력있게 꿰뚫고 있는 정치의 ‘희망’이라는 메스는 거듭된 실망과 후회라는 상처를 잘 치료하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사회 병리현상(病理現象) 선에서 봉합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정말 힘드셨죠? 당선만 되면 기존 400만 원에 600만 원을 더 얹어서 1000만 원을 바로 지급하겠습니다.” (윤석열 후보 당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공약 中)

가뜩이나 코로나 여파로 매출 급감은 물론 폐업과 빚더미에 허덕이던 전국의 소상공인, 설상가상 이전 정부의 ‘찔끔 지원책’에 불만이 쌓였던 만큼 표심의 과녁은 이미 정해졌을 것입니다.

‘환상’…오래전부터 구전(口傳)으로 떠돌던 말이 있습니다. “환상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대통령 당선증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공약 실천’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당장 소상공인을 위한 손실보상금 차등 지급 방침을 놓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막판 단일화 카드를 제시하며 인수위원장 완장을 차고 나선 안철수 위원장의 입이 화근이었습니다.

안 위원장은 최근 소상공인 지원금 차등 지급 방침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유있는 소상공인은 지원금으로 소고기를 사 먹었다”고 말하면서 난데없는 ‘소고기 역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본인들이 약속했던 손실보상금의 액수를 밝히지 않은 상황인데다 일괄지급에서 차등 지급으로 돌변한 탓에 ‘공약 파기’ 비판이 쏟아지며 정권 출범 전부터 신뢰를 추락시켰습니다.

‘부동산 공약의 달콤한 유혹’…상당한 시간을 건설 부동산을 담당했던 기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선거와 부동산 공약’은 가장 달콤하고 유혹적인 미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총선,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이르기까지 부자와 서민을 망라하고 가장 많은 표심을 자극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일산,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가 부동산 공약 파기 첫 케이스로 기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완화에 방점을 찍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그중에서도 1기 신도시는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일찌감치 들썩거렸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월척을 맛봤다고 해야 할까요?

집값이 들썩이고 매매 변동률이 몇 주 새 곡선을 그리면서 시장이 꿈틀거리자 인수위가 집값 불안정을 제시하며 신중론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규제완화를 풀었더니 집값이 오르면서 주거안정에 직격탄이 될 수 있어 6.1 지방선거에서 악재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선거 불안 심리가 팽배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지키지 못할 선거용 공약(空約)이었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인수위는 ‘중장기 검토 과제라는 표현에 오해가 있어 정정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윤석율식 부동산 공약의 파열은 피해가기 어려울 듯 합니다. 1기 신도시 규제완화 뿐 아니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간 한시적 배제 공약 역시 1년 한시적 배제로 돌변했으니 말입니다.

이래저래 속 쓰린 주체는 달콤한 공약의 미끼에 낚여 덜컥하고 표를 던진 유권자 자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어떤 이들도 유권자 자신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이래서 정치는 국민의 심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표까지 끌어 올 수 있는 지배적인 힘이 존재하나 봅니다.

“백성의 희망? 백성은 환상을 원합니다. 백성은 왜 비가 오는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 비를 내려주고 흉사를 막아주면 그만인 것이 백성의 환상입니다. 진실을 강조하는 공주님의 그 희망이라는 것이 그 꿈이라는 것이 사실은 가장 잔인한 환상입니다. 공주는 이 미실보다 더 간교합니다.”(드라마 선덕여왕 中)

몇 해 전 인기를 구가했던 드라마 ‘선덕여왕’의 한 장면입니다. 백성들에게 ‘진실’을 바탕으로 ‘희망’을 주겠다는 덕만 공주에게 미실은 잘 먹고 잘살게만 해주면 진실과 희망은 백성들에게 의미 없다고 질책하는 대목인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 정치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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