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MIT.nano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나노 스케일 엔지니어링 연구시설인 MIT.nano 연구팀이 종이처럼 얇고 가벼우며 에너지 효율도 높아, 벽에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얇은 초박형 ​​스피커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IEEE  대표 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Electronics'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Electronics

헤드폰이나 오디오 시스템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스피커는 소리 신호를 가진 전류가 코일에 흐르면 자기장이 발생하고, 이 자기장으로 인해 스피커 진동판이 울리면 공기가 진동해 소리가 나는 구조다. 

한편, 박형 스피커 타입은 전압을 힘으로 변환해 공기를 진동시키는 압전 소자(piezoelectric element)를 이용해 구조를 간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박형 스피커는 진동판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아 벽면 등 표면에 붙이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MIT.nano의 블라디미르 블로비치(Vladimir Bulovic) 교수 연구팀은 박형 스피커 설계를 재검토해, 전체를 진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압전 소자의 소형 돔을 복수 진동시키는 구조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먼저 얇은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에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내고 PET 밑면의 압전 소자인 폴리비닐리덴플로라이드(PVDF)을 적층한 후, 적층 시트를 진공으로 덮고 밑면에 열원을 배치했다. PVDF층은 매우 얇아 전류가 열원을 덥히면 진공과의 압력 차이로 팽창하고 PET 구멍에서 작은 박형 돔이 돌출한다. 

PVDF의 돔은 높이가 15μ(미크론·0.015mm) 정도이며, 전기 신호에 따라 약 0.5μ(0.0005mm) 폭으로 상하 진동한다. 하나의 돔이 전달하는 소리는 매우 작지만 수천개의 돔을 배열하면 귀에 들릴 정도의 소리를 생성할 수 있다. 또 돔은 확보된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진동할 수 있어, 벽에 붙은 상태에서도 소리를 낼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피커의 모습과 원리는 아래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스피커가 1제곱미터(㎡) 공간에 소리를 울릴 때 필요한 전력은 불과 100㎽(밀리와트)다. 평균적인 홈 스피커가 유사한 소리를 울릴 때 필요한 전력은 1와트(W) 이상으로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또 영상을 보면 스피커를 여러 번 접어도 소리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 특성을 활용하면 방이나 자동차 내부 벽에 설치하거나 극장·테마파크에서 입체 음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배터리 수명이 한정된 스마트 단말에도 적합하다. 

연구팀은 "매우 간단한 프로세스이며 향후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며 "진동을 생성하는 구조를 응용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초음파를 이용한 사람의 위치 확인 기술 ▲액체 내부의 화학물질을 저어주는 화학 처리 기술 ▲일정한 빛의 패턴을 생성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블로비치 교수는 "우리는 확장 가능한 물리적 표면을 활성화함으로써 공기의 기계적 움직임을 정밀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의 사용법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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