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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고양이는 때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듯한 행동을 하지만, 실제로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지는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일본 교토대가 새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양이는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나 동료 고양이의 이름을 학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양이가 사람의 대화를 식별하고 학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련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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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고양이가 주인의 이름과 함께 사는 다른 고양이의 이름과 얼굴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정에서 사육하는 고양이와 고양이 카페에서 사육하는 고양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가정 사육의 경우 세 마리 이상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 고양이 19마리를 대상으로 했다.

고양이를 모니터 앞에 앉힌 상태에서 '주인이나 동거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재생해 모니터에 이름과 일치하는 사람·고양이를 표시한 경우와 일치하지 않는 사람·고양이를 표시한 경우의 반응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가정에서 사육하는 고양이는 이름과 일치하지 않는 고양이 사진이 모니터에 표시됐을 때 모니터를 1초 가량 오래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는 예상한 것과 다른 현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주시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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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이름을 불린 고양이가 표시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른 고양이가 나오자 오래 주시한 것"이라며 "적어도 가정에서 여러 마리와 함께 생활한 고양이는 동료의 이름을 인식하고 있으며, 그 이름을 들었을 때 해당 개체의 얼굴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동일 방법으로 고양이가 주인의 이름을 인식하는지 실험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다만 사육 기간이 길고 인원이 많은 가정에서 지내는 고양이일수록 불린 이름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의 사진을 오래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름 학습에는 불리는 빈도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타카기 사호(高木佐保) 연구원은 "고양이 연구는 개 연구보다 크게 뒤쳐져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고양이가 사람과의 소통 속에서 자연스럽게 동거하는 다른 개체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이는 고양이가 사람과의 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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