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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툰드라(Tundra)'란 지하에 영구 동토가 퍼져 강수량이 적은 지역을 말하며, 시베리아 북부 등 북극해 연안에서 볼 수 있다. 심각한 기후변화 속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구 동토의 융해와 툰드라 감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해양연구소(AWI) 연구팀이 '시베리아의 방대한 툰드라가 2500년 안에 완전히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게재됐다. 

북극 지방의 온난화는 최근 수십 년 사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1960년~2019년 동안 북극 전체의 평균 기온이 섭씨 4도 가까이 상승하는 등 온난화 진행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가까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극 얼음을 녹일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낙엽수림이 북쪽으로 퍼져 툰드라 감소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삼림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툰드라를 침식하는지 불분명하고 지역별로 산림화의 진행과 퇴행 편차가 크다. 이에 AWI 연구팀은 전체 길이 약 4000km의 시베리아 전체 툰드라를 평가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해당 모델은 ▲수목의 종자 확대 및 타 수목과의 경쟁 등 라이프사이클 ▲영구 동토의 융해 ▲여름철 기온과 강수량 등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다양한 온난화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툰드라는 일단 삼림 침식을 받으면 회복이 어렵고, 기온이 떨어져도 다시 툰드라가 될 가능성은 낮다. 지구온난화로 수목한계선이 10년에 30㎞ 속도로 북상하고 있어 결국 툰드라에 막대한 손상을 입힐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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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량이 2100년까지 제로(0)가 되고 지구 기온 상승이 섭씨 2도에 머물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조차 2500년 시점에서는 현재의 32.7% 정도의 툰드라만 남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이 경우 툰드라에 서식하는 순록 개체군과 원주민 네네츠인 문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탄소배출량이 2050년까지 감소하지 않고 2100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경우, 2500년까지 남아있는 툰드라는 5.7%에 불과해 생태계는 실질적으로 소멸된다. 그 이상 온난화가 진행되면 2500년까지 툰드라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연구팀은 "눈 덮인 툰드라보다 삼림이 열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삼림화가 진행될수록 시베리아 대지가 열을 흡수해 북극권의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려스러운 사실은 툰드라 소실이 가져올 영향이 단순히 현지 생태계를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구 동토에는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등 많은 온실가스가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영구 동토의 융해는 다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영구동토에 저장된 바이러스와 세균이 부활해 감염병 유행을 초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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