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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제품명: 리탈린)'를 복용한 아동·청소년과 우울증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에서 '리탈린 복용 아동·청소년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동·청소년이 리탈린 복용을 멈추자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건강한 대조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클리니컬 사이코파마콜로지 앤드 뉴로사이언스(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리탈린은 국내와 미국 등에서 ADHD 치료제로 아동·청소년에게 흔히 처방되고 있다. 한국 국립정신보건센터와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국내 모든 의료기록을 바탕으로 아동·청소년의 리탈린 처방과 우울증 위험성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우선 연구팀은 2007년 7월 1일~2007년 12월 31일 사이에 ADHD로 진단된 6세~19세 4만3259명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중에서 '2007년 7월 1일~2016년 12월 31일 기간 중 최소 한 번은 리탈린을 처방받았다', '과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없다', '우울증과 관련이 지적되는 아토목세틴(스트라텔라) 처방을 받지 않았다', '우울증 원인으로 추정되는 특정한 일이 없다' 등의 조건으로 추출한 2330명의 데이터를 대조군(건강한 아동·청소년)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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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청소년은 리탈린을 처방받기 전 90일 동안 건강한 아동·청소년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약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DHD 진단으로 인한 학교나 가정에서의 문제 행동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우울증이 단지 ADHD 때문이라면 리탈린을 복용함으로써 우울증 위험은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리탈린 복용을 시작하자 우울증 위험은 오히려 대조군의 18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으로는 리탈린 복용 중에도 여전히 우울증의 근본 원인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우울증 위험이 높아지고 있을 가능성이 남는다. 하지만 아동이 리탈린 복용을 중단하자 우울증 위험은 낮아져 건강한 아동·청소년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리탈린 복용이 우울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우리 연구는 ADHD 아동·청소년에 대한 메틸페니데이트 치료제 사용이 우울증 발생과 시간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시사한다. ADHD 치료제의 세계적인 사용 증가 속에 메틸페니데이트의 장점을 아동·청소년 우울증의 잠재적 위험과 비교해 신중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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