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에 기생하는 '모낭충', 공생생물로 진화 중
사람 얼굴에 기생하는 '모낭충', 공생생물로 진화 중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2.06.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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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영국 레딩대학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많은 사람의 얼굴에는 얼굴 기생충인 '모낭충(Demodex folliculorum)'이라는 진드기가 기생하고 있다. 이 모낭충은 사람의 피부 위에서 평생을 보내는데, 너무 고립된 환경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유전정보가 '인간과 공생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영국 레딩대학 알레얀드라 페로티 박사 연구팀은 이번 논문을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 및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에 발표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모낭충은 포유류 피부에 기생하는 진드기로 사람의 경우 특히 얼굴 피부에 많이 기생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 모공 안쪽에 기생하는 모낭충과 함께 살아간다. 모공에서 나온 피지를 영양원으로 살아가는 모낭충은 야간에 생식 활동을 하며 새로 태어난 모낭충 역시 모공 안쪽에 기생한다. 

모낭충은 모공 안쪽에서 일생을 마치기 때문에 외부 위협을 거의 받지 않는다. 때문에 모낭충은 외부 적에 대한 방어를 도외시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모낭충 DNA를 분석한 결과, 보호받는 고립된 생활 속에서 필요 없는 유전자와 세포가 사라지고 극히 단순화된 유기체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공개한 모낭충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외부 위협과 숙주 감염을 위한 경쟁이 없어 발생한 유전자 감소로 모낭충의 다리는 단 3개의 단일세포 근육으로 움직인다.
▲ 모낭충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종류는 유사종 중에서 가장 적다.
▲ 햇빛에 깨어있게 해주는 유전자도 사라졌다. 
▲ 모낭충은 무척추 동물을 활동적으로 만드는 화합물인 멜라토닌을 생산할 수 없게 됐다. 대신 사람이 야간에 분비하는 멜라토닌을 이용해 밤사이 생식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 일반적인 기생충과 다르게 모낭충은 성충이 되면서 세포가 감소한다. 이는 공생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페로티 박사는 "모낭충이 기생충에서 공생 생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금까지 모낭충은 "항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돼 숙주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졌지만, 분석 결과 항문이 존재해 피부 염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헨크 브레이그(Henk Braig) 뱅거대학 박사는 “모낭충은 많은 부분에서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인간과의 오랜 관계는 그들이 단순하지만 중요하고 유익한 존재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령 우리 얼굴의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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