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ㆍ채소 포함한 식품 수송, 이전 수치보다 최대 7.5배 기후위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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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상품 및 서비스의 원재료 생산에서 수송과 폐기·리사이클에 이르는 일련의 라이프 사이클 안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CO₂로 환산해 표시한 것을 '카본 풋프린트(탄소 발자국)'라고 한다. 

식품 업계의 카본 풋프린트에 관한 포괄적 추산치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가운데 식재료·식품 수송에 의한 CO₂ 배출량은 기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어 식품 시스템 전체 CO₂ 배출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식품 수송 거리, 기후위기에 막대한 영향

식품이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일명 '푸드마일(food mile)'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게재됐다. 

식품 라이프 사이클에서 CO₂는 농지 개척·가축 사육·매장으로의 식품 반입 등으로 배출된다. 유엔 추산에서는 라이프 사이클 가운데 식품재배·가공·포장이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 시스템은 복잡하기 때문에 수송이 직접적으로 얼마나 대기 CO₂ 배출로 연결되는지 측정하는 것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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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이끈 호주 시드니 대학 위멍위(Mengyu Li) 박사는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는 가령 '초콜릿바를 매장에 운반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CO₂는 어느 정도인가'에 초점을 맞춰, 원래 초콜릿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재료를 수송하는 비행기·배·트럭의 CO₂ 배출량을 과소평가해 왔다"고 지적한다.

◆ 식품 시스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배송'이 19% 차지 

연구팀은 74개국의 데이터를 수집해 식품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글로벌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의 19%는 식품의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7년 식품 수송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된 CO₂는 3기가톤 규모로 이전 추정치의 최대 7.5배에 이른다.  

위 박사는 "글로벌 식품 시스템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사람이 생성하는 전체 온실가스의 약 30%인 점을 감안한다면, 식품의 운송 과정은 사람이 생성하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약 6%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세계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에 의해 글로벌 식량수송의 CO₂ 배출량의 거의 절반이 생성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저소득국의 CO₂ 배출량은 불과 20%였다.

특히 과일과 채소는 모든 식품의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전체 온실가스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과일과 채소는 신선한 배송을 위해 냉장을 유지한 상태로 장거리 수송이 필요하다.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CO₂ 배출량은 과일과 채소를 기르는 과정에서 나오는 CO₂의 두 배에 달했다.

미국 예일 대학의 니나 도밍고 박사는 "가축은 많은 토지를 필요로 하고 CO₂ 배출량도 많기 때문에, 붉은 고기를 먹는 것보다는 채식 기반의 식사가 환경에 좋다는 사실이 다수의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논문은 식사 중 과일이나 채소의 양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기 소비량을 줄이면서 채소와 과일은 가급적 지산지소(地産地消:현지생산 현지 소비)를 실천한다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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