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우주 생활로 얻는 골량 감소, 약 20년 노화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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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6개월 이상 우주 임무에 종사하는 우주 비행사는 오랫동안 미세중력에 노출되어 약 20년분 노화에 해당하는 골량 감소(골밀도 손실)에 시달리며, 지구로 귀환해도 절반 정도밖에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이번 발견은 미래에 이루어질 화성 유인 비행 미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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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에 장기 체류하는 경우, 거의 중력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체중을 지탱하기 위한 근육이 쇠약해지게 된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체중 지탱에 중요한 뼈 역시 장기간 미세 중력하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약해진다. 

앞선 연구에서도 장기 우주 체류가 근육 및 뼈의 쇠약을 초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ISS 우주비행사들은 운동기구(트레드밀·에르고미터)를 이용해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다.

아래 영상은 일본 우주비행사인 와카타 코이치(若田光一)가 실제 ISS 내에서 운동하는 모습이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한 17명의 우주비행사의 뼈 건강을 평가했다. 평균 연령 47세의 우주비행사(남성 14명·여성 3명)를 대상으로 했으며 ISS에서의 평균 체류 기간은 약 5개월 반이었다. 

뼈 열화와 회복을 추적하기 위해 연구팀은 우주비행사가 ISS로 가기 전과 돌아온 직후 손목·발목·정강이 등의 부위를 '고해상도 말초골 정량적 CT 측정법(HR-pQCT)'으로 스캔해 골량과 골밀도를 산출했다. 아울러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돌아온 6개월 후와 12개월 후에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7명의 우주비행사 가운데 16명이 지구로 돌아온 지 1년이 지나도록 뼈 강도가 우주로 떠나기 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6개월 이상 우주에 체류한 8명의 우주비행사 뼈에 10년치 노화가 나타났고 내구력이 334뉴턴(N, 약 34kg에 해당)이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뼈는 크게 골피질과 해면질로 분류할 수 있다. 골피질은 뼈 바깥쪽에 있는 단단한 부분으로 인간 골량의 80%를 차지한다. 해면질은 나머지 20%에 해당하며 치밀한 구조로 뼈를 내부에서 보강한다. 연구팀은 우주에 장기 체류하면 이 해면질이 일부 소실돼 뼈 강도가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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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미래 유인 탐사선이 ISS보다 더 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데드리프트나 하반신 운동 및 점프 운동 등 적극적 운동 요법으로 골량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보이드(Steven Boyd) 캘거리대 교수는 "우주 비행 중 해면질 구조가 손상되면 지구 귀환 이후 새로운 뼈가 형성되지만 그 회복 능력은 매우 낮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캘거리대 전(前) 총장이자 우주비행사인 로버트 서스크(Robert Thirsk)는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에 "우주 임무를 시작할 때 몸을 우주비행에 적응시키는 것처럼 임무를 마치면 지구 중력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 귀환 후 바로 피로감과 균형감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우주비행 이후 뼈와 근육 회복에 가장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나는 도착한 지 하루도 안 되어 지구인으로 다시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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