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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개는 인간의 반려동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주인에게 마음의 안정과 활력을 주는 소중한 존재다. 

최근 연구를 통해 반려견은 주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개를 키우는 주민이 많은 지역은 범죄율이 낮다'는 유익한 연관성이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 결과는 사회과학 학술지 '사회적 영향력(Social Forces)'에 게재됐다. 

도시계획 이론가인 제인 제이콥스는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공공장소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조건으로 통행인과 주민의 지속적인 이동과 항시 존재하는 시선과 주위 감시를 언급한 바 있다. 

'자연적 감시(Natural surveillance)'로 불리는 이 이론은 오랜 세월 동안 사회학이나 도시계획에 영향을 미쳐 왔지만, 이 가설이 인근 범죄율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한 시도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인근 거리 감시 정도를 알아보는 유효한 척도를 정하기 어려웠다. 

이에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 사회학부 박사 과정의 니콜로 핀척 등 연구팀은 '개의 산책'을 척도로 자연적 감시 가설에 대해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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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오하이오주의 계획도시 콜럼버스에 존재하는 595개 권역 인구조사 자료의 2014~2016년 범죄 통계와 마케팅 기업이 콜럼버스 주민들에게 '개를 키우는지 여부'를 물은 2013년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논문 공저자인 오하이오주립대 크리스토퍼 브라우닝 교수가 주도하는 프로젝트(Adolescent Health and Development in Context study)'에서 수집한 '인근에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에 대한 평가 데이터도 연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인근 주민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지역은 신뢰도가 낮은 지역과 비교해 살인·강도·가중폭행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호 신뢰도가 높은 지역 중에서도 '개를 키우는 가구'가 많은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과 비교해 범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상호 신뢰도가 높고 개 주인이 많은 지역'은 '상호 신뢰도는 높지만 개 주인이 적은 지역'과 비교해 강도 발생률은 약 3분의 2, 살인 발생률은 약 2분의 1로 감소했다. 이는 '개를 키우는 사람이 늘면 범죄율이 낮아진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 주민들의 감시의 눈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제이콥스의 자연적 감시 가설을 지지하는 것이다. 

또 인근에서 키우는 개의 수가 많을수록 주민 신뢰도와 상관없이 강도 등 재산 범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의 시선이나 울음소리가 범죄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상호 신뢰와 개에 의한 보호 효과는 인근 주민의 성별과 연령, 사회경제적 지위 등 범죄와 관련된 폭넓은 요인을 고려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길거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깨닫는 사람이 없다면 이웃의 안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려견과의 산책은 이를 채울 수 있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이웃을 순찰하고 있는 셈이다. 뭔가 잘못된 일이나 의심스러운 외부인을 목격할 수 있고, 이는 범죄 억지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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