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아담 뮤직비디오 캡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아담 뮤직비디오 캡처

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시대를 앞서간 불운의 스타들이 있다. 가수 중에는 ‘90년대 지드래곤’으로 불리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양준일이 그런 케이스다. 1991년 ‘리베카’로 데뷔 당시 그의 스타일은 30여년이 흐른 지금의 10대가 봐도 개성이 흘러넘쳤다. 물론 당시에는 ‘과한 파격’으로 분류됐지만 말이다.

버추얼 휴먼계에도 그런 존재가 있다. 1998년 ‘세상엔 없는 사랑’으로 데뷔한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아담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아담의 데뷔는 KBS2 ‘뉴스 9’에서 조명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고, 그의 1집 앨범은 20만장이나 판매됐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대단했다.

버추얼휴먼 리아, 크래프톤 ‘배그모바일’ 버추얼 인플루언서 위니 등을 탄생시키며 버추얼 휴먼계를 선도하고 있는 네오엔터디엑스 권택준 대표는 아담에 대해 “한국 가상인간의 시초로서 시대의 아이콘 같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 존재”라고 정의했다.

“그 당시 그래픽 기술과 컴퓨팅 파워로 방송출연까지 했기에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쪽 분야에서는 3D그래픽의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아담이 낫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답니다.”

스타급 인기를 구가하던 아담은 왜 자취를 감춘 것일까. 일부 방송에서도 언급됐듯 아담이 사라지자 ‘바이러스에 걸려 사망했다’, ‘군대를 갔다’ 등의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이십세기 힛-트쏭' 방송 캡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이십세기 힛-트쏭' 방송 캡처

하지만 아담이 자취를 감춘 진짜 이유는 ‘유지비’ 때문이었다. 당시 기술로는 개발자 5~6명이 달라붙어 두 달을 고생해야 2~3분짜리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또 그 영상을 만드는데 ‘억’ 단위의 비용이 들다보니 소속사(개발사)에서는 그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아담은 강제 은퇴를 당하게 된다.

아담의 은퇴와 관련해 권택준 대표는 “지금도 full 3D 캐릭터 제작은 고가여서 대다수의 버추얼휴먼들이 바디와 패션은 실존모델을 촬영한 뒤 얼굴만 가상얼굴을 합성하는데, 예전 기술력으로 자연스러운 퀄리티의 3D그래픽을 만드는 건 정말 비용이 상상초월이었을 것”이라며 “여러모로 세상을 많이 앞서간 데 따른 결과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은퇴 후 아담은 어떻게 됐을까. 재미있게도 지난 2016년 아담의 복귀를 위한 펀딩이 이뤄졌고 토크 콘서트가 열리기까지 했다. 당시 아담 개발자의 말에 의하면 아담은 가수 은퇴 후 디자이너 조수로 활동했다고 한다. 또 2016년 말 복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컴백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권 대표는 컴백 불발도 결국 ‘비용’ 문제 때문이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는 “예전보다 기술력이 좋아져 비용이 낮아졌다고 해도 현재의 3D 제작 방식으로도 시간은 여전히 오래 걸리고 수천에서 많게는 억대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쉬움을 토로하자, 권택준 대표는 “우리가 아담의 컴백을 돕고 싶다”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아담이 컴백하면 버추얼휴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 커질 거라고 본다”면서 “우리의 AI 제작 방식으로는 48시간 정도면 실제 사람과 구분할 수 없는 퀄리티의 영상제작이 가능하니 아담 저작권을 보유한 분께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방송에서 다시 아담의 활동을 보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아담 앨범 재킷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아담 앨범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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