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해변 모래 온도 상승
美마이애미, 지난 4년간 부화한 바다거북 모두 '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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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지난 4년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부화한 바다거북이 모두 암컷이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기후변화로 야기된 강렬한 무더위 영향으로 일부 해안에서 바다거북 암컷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수정될 때 새끼의 성별이 결정되는 다른 동물과 달리 바다거북과 악어 등 일부 파충류의 성별은 부화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 모래밭에서 알이 부화되는 바다거북은 온도가 높을수록 암컷으로 부화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왜곡되고 치명적인 부화조건이 발생할 수 있다.  

알이 화씨 81.86도(섭씨 27.7도) 이하에서 부화하면 수컷, 88.8도(섭씨 31도) 이상이면 암컷이 되고 이 온도차로 수컷과 암컷 새끼거북이 혼재하게 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매년 지구의 온도는 상승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속에 올해도 유례없는 무더위가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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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텍사스주에서는 역대 최고인 46.1도를 기록했으며, 미국 각지에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수준의 폭염으로 모래사장이 하루종일 고온 상태를 유지하면서 암컷의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NOAA는 추정하고 있다. 

지구가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기온 상승에 따라 부화 조건이 편중돼 이미 암수 성비가 무너졌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는 거북류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NOAA는 경고했다. 

플로리다에 위치한 바다거북 보호 단체 거북병원(Turtle Hospital)의 벳 지르켈바흐(Bette Zirkelbach) 매니저는 "지난 4년간 플로리다의 여름은 기록적으로 더웠다. 바다거북의 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난 4년간 부화한 바다거북 모두가 암컷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암컷으로 편중된 성비로 거북의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져 향후 몇 년 안에 거북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마이애미 동물원의 바다거북병원에서 사육사로 일하는 멜리사 로살레스 로드리게스(Melissa Rosales Rodriguez)는 "거북의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바다거북의 개체 수는 몇 년 뒤 급감할 것"이라며 "번식에 충분한 암수 성비가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

한편, 키스제도와 마이애미의 거북병원은 눈과 입을 포함한 몸에 종양이 발생(섬유유두종·FP)하는 거북의 치명적인 질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염성 종양의 일종인 이 종양은 내부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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