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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연평균 기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지구 곳곳이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더위를 좀 더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아이들이 분수에서 노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분수의 물을 입에 넣지 말라"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고했다. 

2022년 8월 첫째 주 CDC는 미국 캔자스주 야생동물 공원 분수에서 물놀이를 한 사람들이 급성 위장질환을 일으켰다는 사례를 보고했다. 이 공원에 있는 분수에서는 2021년 6월에도 이질균과 노로바이러스 등 다른 병원체에 최소 27명이 감염된 바 있다. 

해외 매체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공개적인 장소인 공원과 같은 시설이 가진 리스크를 부각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장소에 있는 인터랙티브 분수 등은 보통 물이 고여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시설은 '수상시설' 정의를 충족하지 않아 공중보건법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있다. CDC는 "인터랙티브 분수 등 '물이 고여 있는 장소가 존재하지 않는 물 사용 시설'은 항상 규제되는 것이 아니며 살균제로 물을 소독할 것을 항상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이러한 시설은 적절한 위생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아이가 차고 있는 기저귀 등을 통해 배설물이 흘러나와 감염병을 일으킬 위험이 생긴다. 아이들은 분수에서 놀면서 물을 입에 머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록적인 속도로 배변-구강 경로(fecal-oral route)가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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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와 캔자스주 보건당국에 의해 작성된 새 보고서는 "어린이가 기저귀를 착용하고 분수에 앉아 물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다"는 2010년 논문 자료를 참조했다. 아울러 분수가 물을 내뿜는 과정에서 물이 에어로졸화함으로써 수중 유리염소의 농도가 저하될 위험성을 지적했다. 

캔자스주 야생동물공원 분수대에서는 물놀이 전에 사람들이 여우원숭이를 포함한 동물과 접촉한 사실도 밝혀졌다. CDC가 보고서에 기재한 사례 중 감염병의 원인이 된 하나는 '이질균'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우원숭이 등의 영장류가 이질균의 유일한 보유 동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여우원숭이를 만지거나 먹이를 준 것이 이질균 감염병을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결론지었으며, 대신 '분수에서 놀거나 분수의 물을 입에 넣은 것'이 감염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캔자스주 야생동물공원 분수에서 감염된 사람 중 3명의 어린이가 이질균에 감염돼 입원했지만 다행히 3명 모두 증상에서 회복된 상태다. 

이 분수에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도 발생했다. 확진자 6명의 연령층은 1~38세로 다양하며, 감염된 6명은 모두 분수의 물이 입에 들어갔다고 보고했다. 이 밖에 분수를 찾은 여러 명이 급성 위장 질환에 감염된 사례가 드러나 분수는 추후 폐쇄될 예정이다. 

캔자스주 보건당국이 공원 분수를 조사한 결과, 공원의 물은 지속적으로 순환·여과·염소처리·분출된 것이 아닌, 염소처리 후 수거탱크에서 하룻밤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원체 감염 방지를 위해 필요한 자동 컨트롤러(유리염소 농도의 측정 및 유지 역할)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공원 운영자 중에는 이와관련해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한 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CDC는 분수 등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사 등으로 몸이 아프면 물에 들어가지 말 것" "분수 위에 서거나 앉지 말 것" "분수의 물을 마시지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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