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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가정용 로봇청소기 룸바(Roomba)로 잘 알려진 미국 아이로봇(iRobot)을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아이로봇 주주와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인수 절차를 완료하게 된다. 아마존은 로봇 영역에서의 기술 강화와 동시에 첨단 가전사업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실적 악화에 시달린 아이로봇, 결국 아마존 품으로

인수액은 부채를 포함해 약 17억달러(약 2조2000억원)이며, 아마존은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할 방침이다. 창립자이자 아이로봇을 이끈 콜린 앵글(Colin Angle) CEO는 인수 후에도 CEO 유임이 결정됐다. 

콜린 앵글 아이로봇 CEO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iRobot

아이로봇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베드포드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앵글 CEO가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AI) 연구소 동료들과 함께 1990년 설립했다. 2002년 룸바 초대 기종을 출시한 이후 20년 뒤인 2022년 2월 가정용 로봇 총 판매 대수가 4000만 대를 돌파했다. 아이로봇은 룸바 외에도 바닥 청소 로봇인 브라바(Braava)와 프로그래밍 로봇 루트(Root) 등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이로봇이 8월 5일에 발표한 2분기 결산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2억5535만1000달러로, 최종 손익이 4342만1000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요 감소와 공급망 혼란, 달러 강세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앞서 아이로봇은 글로벌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40명을 레이오프(lay off·일시 해고) 하고 연내 500만~1000만달러, 2023년 3000만~4000만달러의 비용 절감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아마존, 인공지능·사물인테넛 기반 가전사업 강화

아마존은 지금까지 음성인식 인공지능(AI)인 '알렉사(Alexa)'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룸바는 아마존 제품군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자사 최초의 가정용 소형 로봇 '아스트로(Astro)'를 공개했다. 이 외에 ▲집안을 비행하며 안전을 지켜는 보안드론 '링 올웨이즈 홈 캠(Ring Always Home Cam)' ▲15.6인치 스마트 디스플레이 '에코 쇼(Echo Show) 15' ▲스마트 온도 조절기 '스마트 서모스탯(Amazon Smart Thermostat)' ▲스마트 보안 카메라 '블링크 비디오 도어벨(Blink Video Doorbell)' ▲아동용 프로젝터 '아마존 글로우(Amazon Glow)'▲스마트 오븐 레인지 '아마존 스마트 오븐(Amazon Smart Oven)' 등 스마트홈 관련 제품을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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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지명도가 높은 룸바를 인수함으로써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활용한 가전 부문의 사업 강화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룸바 인수로 아마존이 이를 현실화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독점 규제가 이번 인수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룸바는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한다.

한편, 아이로봇은 아마존 역사상 4번째에 해당하는 대형 인수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2017년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 마켓'을 137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2022년 3월에는 첩보 영화 '007'시리즈와 록키 등 히트작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영화사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를 84억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1차 진료기관인 원메디컬을 3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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