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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1970년 미국 몬산토社가 개발한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농약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업인 독일계 바이엘(Bayer)은 2018년 몬산토를 630억 달러에 인수했다.

라운드업은 매우 강력한 제초제로 본래 제초하지 말아야 할 작물까지 말려버린다. 이에 몬산토가 개발한 라운드업의 유효성분인 '글리포세이트'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 변형 작물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전자 변형 작물 면적에서 차지하는 글리포세이트 내성 작물의 비율은 약 80%에 달하며, 2005년~2014년까지 10년간 세계적으로 610만 톤의 라운드업이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운드업은 대규모 농가뿐만 아니라 텃밭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년간 라운드업의 사용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리포세이트는 2015년 유엔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암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인 80%의 몸속에 글리포세이트가 잔류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미국 연방대법원은 몬산토 제초제를 수십 년간 사용하다 암에 걸린 한 농부에 대한 금전적 보상 지급을 확정하기도 했다. 

라운드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리포세이트가 신경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구체적으로는 '동물의 경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첫 번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와 노바사우스이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글리포세이트가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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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최대 저자인 악샤이 나레인(Akshay Naraine)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박사는 지금까지 글리포세이트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간과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모델 생물로 널리 쓰이는 선충의 일종인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이용해 글리포세이트가 경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했다. 라운드업 설명서에는 글리포세이트 농도를 0.98%로 희석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권장 농도의 300분의 1 수준인 0.002%로 실험을 진행했다.

아래 영상은 예쁜꼬마선충를 글리포세이트가 함유된 라운드업 용액에 노출시킨 후 3초간 전기 충격을 가해 경련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관찰한 것이다. 

연구팀은 생리식염수와 라운드업 용액을 이용해 경련을 일으킨 후 회복에 걸리는 시간을 비교했다.

그 결과, 생리식염수에 노출된 예쁜꼬마선충은 경련에서 회복하는 데 평균 약 34초가 걸렸지만, 글리포세이트를 포함한 라운드업 용액에서는 20초 이상 길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5분이 경과해도 경련에서 회복하지 못한 예쁜꼬마선충의 비율은 생리식염수보다 라운드업 용액이 2배 이상 많았다.
 
연구팀은 "이는 글리포세이트가 신경전달물질 억제에 관여하는 GABAA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켄 도슨 스컬리 (Ken Dawson-Scully) 노바사우스이스턴대 교수는 "이 제품은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잠재적인 부작용을 최대한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현시점에서 글리포세이트와 라운드업에 대한 노출이 뇌전증이나 기타 발작성 질환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글리포세이트 노출이 운동에 현저한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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