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최근 발표한 연이은 대형 인수건에 대해 미 반독점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에 들어갔다. 미국 반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의 시장경쟁 저해를 비판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7년 예일대 법학 저널 기고인 '독점금지 역설'에서 아마존 등의 빅테크는 반독점 조사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아이로봇 인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촉각

아마존은 8월 초 가정용 로봇청소기 '룸바'로 잘알려진 미국 아이로봇을 17억달러(약 2조3천17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아이로봇 주주 및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인수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아이로봇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베드포드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앵글 CEO가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AI) 연구소 동료들과 함께 1990년 설립했다. 2002년 룸바 초대 기종을 출시한 이후 20년 뒤인 2022년 2월 가정용 로봇 총 판매 대수가 4000만 대를 돌파했다. 아이로봇은 룸바 외에도 바닥 청소 로봇인 브라바(Braava)와 프로그래밍 로봇 루트(Root) 등도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azon

한편 아마존은 지금까지 음성인식 AI 알렉사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가전을 주로 출시했다. 2021년 9월 아마존 최초의 가정용 소형 로봇 아스트로(Astro)를 공개했다. 하지만 가격이 약 1000달러인 하이엔드 로봇 아스트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아마존은 이밖에 ▲집안을 비행하며 안전을 지켜는 보안드론 '링 올웨이즈 홈 캠(Ring Always Home Cam)' ▲15.6인치 스마트 디스플레이 '에코 쇼(Echo Show) 15' ▲스마트 온도 조절기 '스마트 서모스탯(Amazon Smart Thermostat)' ▲스마트 보안 카메라 '블링크 비디오 도어벨(Blink Video Doorbell)' ▲아동용 프로젝터 '아마존 글로우(Amazon Glow)'▲스마트 오븐 레인지 '아마존 스마트 오븐(Amazon Smart Oven)' 등 스마트홈 관련 제품을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다.   

아마존은 스마트 가전 제품 라인업에 인지도가 높은 룸바를 포함시켜,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를 활용한 가전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FTC는 아마존의 스마트 가전에 이번 인수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조사하고 있다. 아직 초기 조사 단계지만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철저한 정식 조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FTC는 아마존과 아이로봇의 시장 경쟁 상황, 인수 후 아마존에 얻게 될 경쟁 우위. 스마트 가전 시장뿐 아니라 소매시장 전반에 걸친 아마존 점유율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 광범위하게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규제 당국은 룸바가 수집하는 고객 정보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아마존이 이용해 경쟁 소매업체에 대한 부당한 우위성을 얻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룸바가 수집하는 홈 맵 정보를 바탕으로 가구 등의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 시장 경쟁 회피 목적의 인수?

한편,아마존은 헬스케어 시장 진입도 본겨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의원과 클리닉 등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원라이프 헬스케어' 인수와 관련해 양사가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해당 건에 대해서도 FTC가 조사를 착수했다.

원라이프 헬스케어는 원메디컬이라는 브랜드로 1차 진료 서비스(대면·온라인)를 전미 25개 도시에서  188개 의료기관을 전개하고 있다. 아마존은 인수를 발표한 뒤 2020년 2월부터 독자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의료서비스 '아마존 케어'를 연내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아마존은 앞서 온라인 약국인 필팩(PillPack)을 인수해 미국 내 자체 온라인 약국 서비스를 출범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의하면 아마존 반독점 관련 FTC 조사는 철저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마존이 시장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경쟁사를 인수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은 인수 발표 당시 의료정보를 포함한 소비자 데이터에 필요한 모든 보호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TC는 현재 보험사 등에 문의해 아마존이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원메디칼의 환자 데이터가 경쟁사나 고객에 대한 아마존 경쟁 우위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의 시장 독점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FTC가 아마존의 인수에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