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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개인정보 강화 움직임 속에 광고 기반으로 승승장구한 메타(페이스북)의 기세가 한풀 꺽이고 있는 반면 애플의 디지털 광고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은 구글과 메타 2사의 과점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애플이 약진하면서 향후 양강체제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애플, 디지털 앱 광고 '나홀로' 성장

영국 모바일 광고조사업체 앱슈머(Appsumer)는 6일 북미·유럽 컨슈머용 앱 기업 100여 곳의 온라인 광고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의 앱스토어 광고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 비중은 2022년 2분기(4~6월) 기준 94.8%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구글 광고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4.8%로 애플과 같아졌고, 메타는 3%포인트 떨어진 82.8%를 기록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앱슈머 홈페이지

앱슈머는 애플 광고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요인으로 다운로드 건수를 늘리기 위해 목돈 지불을 꺼리는 앱 개발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애플은 2021년 4월 프라이버시 보호를 목적으로 '앱 추적 투명성(ATT)'을 도입했다. 타겟팅 광고를 도입하는 앱 운영회사에 개별 앱마다 이용자 동의를 요구하도록 의무화하면서 광고용 식별자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 정보의 제3자 제공에 이용자 동의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아이폰용 앱 내 이용자 정확도가 떨어지고 페이스북 등의 앱 광고 게시가 크게 감소했다.

IDFA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부여되는 '광고 식별자(ID)'를 의미한다. ATT 도입 전에는 설정 화면에서 일괄 동의하는 방식이었으나 매번 팝업창으로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앱슈머는 "디지털 앱 광고 시장에서의 애플의 약진은 전자상거래(EC) 광고 시장에서의 아마존 약진과 같은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 광고 인력 확충한 애플...4년 후 매출 300억 달러 예상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디지털 광고 부문 인력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현재 애플의 디지털 광고 부문 인력은 약 250명이지만 2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2020년 채용 인원의 거의 4배 수준이다.  

직종은 제품 디자이너·매니저·데이터 엔지니어와 판매 전문가 등으로 다양하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중국·인도·일본·싱가포르 등 각지에서 모집에 나선다. 

미국 투자 리서치 회사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2010년대 후반 애플의 광고사업 매출은 불과 수 억달러 정도였다. 올해는 47억 달러를 올릴 전망이며 2026년이면 304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에버코어 ISI는 추정했다. 

구글과 메타의 2021년 광고 매출액은 각각 2090억달러와 1150억달러에 달해, 양사와 비교하면 애플의 광고사업은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 2년간 앱스토어의 광고사업을 두 차례 확대했고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CNBC는 글로벌 이용 대수 10억대 이상의 아이폰 고객을 바탕으로 애플이 광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구글과 메타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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