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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애플이 최신 아이폰에 위성 기반의 '긴급 구조요청(Emergency SOS)' 기능을 도입하는 등 최근 모바일-위성통신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위성통신은 기존 통신만큼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송수신하기 어려워 위성과 스마트폰 간 연결은 통신 커버리지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서 유용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위성 신호는 통신 시설이 없는 곳에도 닿기 때문에 자연재해가 발생한 곳에서도 기본적인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내장형 안테나 등으로 위성 자체를 전파탑으로 이용해 통신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인터넷 접속 환경을 구현할 필요도, 통신용 장비나 단말을 새롭게 준비할 필요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 모바일-위성 직통....'권외'서도 긴급 메시지 발신

애플은 9월 7일(현지시간) 개최한 스페셜 이벤트에서 신형 아이폰을 발표했다. 9월 16일부터 판매가 시작될 아이폰14 시리즈에는 위성 통신을 이용한 긴급 구조요청 기능이 탑재된다. 권외 지역에서도 인공위성 기반 통신으로 사고나 질병 등 긴급 신고가 가능한 서비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아이폰에서 인공지능이 몇 가지 질문을 던져 응답 예문을 이용자가 터치 몇 번으로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상황을 판단한 후 지시에 따라 아이폰을 특정 방향으로 돌리면 문자 형태로 구조 메시지를 전송한다. 이를 애플의 중계센터가 받아 직원이 응급서비스 기관에 구조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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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해당 서비스를 11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우선적으로 시작하며, 첫 2년간은 무료로 제공한다. 2년 동안 고객에게 위성통신 경험을 제공한 뒤 이용 요금을 책정할 계획이다. 아쉽게도 국내 서비스 제공 여부는 미지수지만 한국 내에서 모바일 서비스 커버리지가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19년부터 여러 위성통신업체와 접촉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미국 위성통신 서비스업체인 글로벌 스타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은 글로벌스타가 제공하는 총 인터넷 용량의 85%를 사용할 계획이다. 

◆ 구글·화웨이도 위성통신 경쟁 참전 

애플 외에도 미국 구글과 중국 화웨이 등이 인공위성과 스마트폰의 직접 통신에 나서고 있다. 위성 기반의 음성통화 등 보다 복잡한 통신이 스마트폰에서 실현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위성 통신에 대한 투자는 이미 빅테크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화웨이 역시 아이폰14 시리즈 공개 하루 앞서 플래그십(최상위기종) 스마트폰 '메이트50'을 발표하며 위성 통신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긴급 문자 전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중국판이라고 불리는 북두위성항법시스템을 이용해 중국 현지에서만 지원된다는 한계가 있다. 또 9월 초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에서 위성 통신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아마존-통신업계 제휴 급물살 

다른 위성통신업체들도 이동통신 사업자와 제휴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스페이스X와 미국 이통사 T모바일은 지난8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Starlink)' 2세대 위성을 통해 인터넷 환경이 지원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말까지 문자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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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CEO는 제휴를 발표하며 "이 서비스에는 미드밴드 무선통신을 지원하는 2세대 스타링크 위성이 사용될 예정"이라며 "T모바일과의 시도는 스마트폰의 데드존이 사라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T모바일은 미국 2위 이통사로 2022년 4월 기준 가입자는 1억 900만명에 달한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4년부터 T모바일 가입자는 스타링크 위성을 통해 문자 수신이 가능해진다. 양사는 장기적으로 음성 통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위성 스타트업 AST&Science 역시 위성과 스마트폰 직접 통신에 나서고 있다. 라쿠텐 모바일과 영국 보다폰·그룹등과 제휴해 '스페이스 모바일' 계획을 추진중이다.  

한편, 미국 통신기업 AT&T는 우주인터넷 구축에 속도를 내는 영국 위성통신업체인 원웹이 운영하는 위성과 원격지 모바일 기지국을 연결할 계획이다. 또 다른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는 자체 통신위성 네트워크 계획을 추진하는 아마존과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

통신 커버리지 밖에서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스마트폰 사용자는 이제 위성 통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전파가 닿지 않는 장소에서도 긴급구조 요청이 가능해지면서 모바일 통신의 연결성은 더 확장됐고, 스마트폰은 한층 강력한 통신 단말로 거듭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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