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쥐의 신경세포를 시각화하는 연구를 통해 지방과 뇌 사이에 있는 신경망의 존재가 밝혀졌다. 연구팀이 연결을 끊었더니 쥐의 지방 연소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비만 및 대사성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부터 뇌가 신경망을 통해 지방조직에 에너지 연소를 지시한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지방조직에서 뇌로의 역방향 메시지는 혈액에 방출된 호르몬으로 전달된다는 추정이 주류였다. 이 외에 신체에 위험이 닥쳤을 때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관장하는 교감신경이 지방과 뇌의 상호작용을 담당한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었지만, 지방조직에 묻힌 뉴런은 잘 보이지 않고 자극도 전달하기 어려워 입증하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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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리 이에(Ye Li) 교수 연구팀은 지방조직의 신경망을 시각화하는 방법을 2가지 개발했다. 첫 번째는 쥐의 체조직을 투명화해 지방조직으로 파고든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한 'HYBRID' 기법이다. 이를 통해 지방세포에 있는 신경세포 절반은 교감신경계에, 다른 절반은 기존 예상과는 달리 몸의 말단과 척수를 연결하는 후근신경절에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조직에 있는 신경세포 작용을 보다 상세히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 Adeno-Associated Virus)'를 이용해 특정 신경을 표적으로 하는 'ROOT(Retrograde vector optimized for organtracing)라는 두 번째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쥐 지방조직에 있는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그 반응을 관찰했다.

지방세포에는 종류가 있는데 지방을 연소하는 '갈색지방세포'와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지방세포', 그리고 백색지방세포가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해 갈색지방세포처럼 되는 '베이지세포'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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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ROOT로 베이지세포와 후근신경절을 연결하는 신경세포를 파괴한 결과, 쥐의 베이지세포가 증대돼 지방이 더 많이 연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 연소로 쥐의 체온이 상승하고 살이 잘 찌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팀의 이에 교수는 지방을 자동차 휘발유에 비유해 교감신경에는 지방을 연소시키는 가속페달 역할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발견된 지방과 뇌의 네트워크는 브레이크 페달에 해당한다는 것. 즉, 이를 파괴당한 쥐의 체온이 상승한 것은 지방 연소를 억제하는 브레이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에 교수는 "지방과 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규명한 이번 연구가 비만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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