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 막스플랑크연구소 SN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발췌 / 막스플랑크연구소 SNS

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2022 노벨 생리의학상’에 스웨덴 출신 유전학자인 스반테 페보(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소장)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멸종한 호미닌과 인류 진화에 관한 비밀이 담긴 게놈(유전체) 연구를 통해 중요한 발견을 한 스반테 페보에게 올해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스반테 페보는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시퀀싱(DNA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늘어서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냄으로써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가 아닌 완전히 다른 인류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업적을 설명했다.

이어 “또 그는 약 7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후 현재 멸종된 호미닌 데니소바인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유전자 교환이 발생했음을 발견했다”며 “이 고대의 유전자 흐름은 현생 인류의 면역 체계 감염 반응 등과 같은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주인공인 스반테 페보는 195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고대학에 빠져 웁살라 대학교에서 이집트학을 공부했다가 분자생물학으로 진로를 바꿔 바이러스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대학원생 시절 고대 이집트 미라 연구에 나서 미라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해 1985년 ‘네이처’에 발표했으며, 이후 세계적 진화생물학자 앨런 윌슨과 만나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으면서 멸종한 콰가얼룩말과 캥거루쥐 등의 DNA를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을 통해 연구하기도 했다.

1990년에는 독일 뮌헨 대학 정교수로 임용된 그는 매머드, 동굴곰, 대형 땅늘보 등 멸종된 동물과 5000년 된 얼음 인간 외치의 DNA를 해독하면서 고대 게놈 연구의 기반을 닦았으며, 고생인류의 DNA 연구에 뛰어들어 독일 네안더 계곡에서 발견된 뼈를 통해 세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이후로는 네안데르탈인의 핵 게놈 해독에 몰두, 2010년 네안데르탈인의 핵 게놈 해독에 성공했으며, 같은 해 시베리아 남부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뼈의 게놈을 해독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고생인류를 발견하기도 했다.

고대 DNA 연구를 통해 스반테 페보는 2011년 매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최고의 논문 저자들에게 주는 ‘뉴컴 클리블랜드 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타임’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노벨상은 이날 발표된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순으로 발표된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들어 있는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경제·문학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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