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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달의 인력에 의한 조수 간만차는 물고기의 이동이나 산호의 산란 등 동물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호주 맥쿼리 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조수 간만차가 흔히 지구의 탄소저장고로 불리는 '맹그로브'의 생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cience Advances

연구팀은 1987년부터 2022년에 걸쳐 촬영된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이용해 호주 대륙 전체의 맹그로브 숲의 삼림피복률을 측정했다. 그 결과 맹그로브의 수관(樹冠) 면적에 변화가 있음이 밝혀졌다.

조수 간만차로 해안에서 성장하는 맹그로브의 뿌리를 덮는 조수의 흐름도 변화해 성장에 영향을 준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연관성이 지적된 것은 달 궤도의 장기적 변동이다.

달의 공전 궤도면은 지구의 공전 궤도면인 황도면에 가깝고 약 5.1도의 기울기를 갖는다. 그리고 달의 공전 궤도면 자체가 이 기울기를 유지하면서 약 18.6년의 주기로 회전한다. 공전 궤도면의 회전으로 달의 궤도가 조금씩 변화해, 맹그로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맹그로브의 연간 수관 피복 면적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조사한 결과, 18.6년 주기로 매우 흥미로운 변화와 발생한다. 달 주기와 맹그로브의 수관 피복 면적 변화 타이밍은 완전히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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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위성인 달은 적도면에서 벗어난 각도로 공전하고 있어 적도면과 달 궤도면의 교점(orbital node)도 함께 이동한다. 이 교점은 18.6년 주기로 변화하며 조수간만도 그 영향을 받아 변화한다. 구체적으로 18.6년주기의 절반은 썰물이 억제돼 만조 수위는 낮아지고 반대로 간조 수위는 보통 때보다 높아진다. 나머지 절반은 썰물의 작용이 증폭되기 때문에 만조 수위가 높아지고 간조 수위는 낮아진다. 

이처럼 장기적 주기에 따라 조수력이 가장 약해져 수위가 낮아지면 맹그로브 생태계는 건조해지고 수관 피복이 작아지는 반면, 조수력이 최대일 때 수위가 높아지면 맹그로브 성장은 촉진돼 수관의 피복 면적도 많아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달의 18.6년 주기로 인한 공전 궤도면 변화가 엘니뇨·남방 진동(southern oscillation)에도 영향을 미쳐 호주 동부·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 서해안에서 발생하는 폭우와 가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5년 호주 북부에서 약 4000만 그루의 맹그로브를 고사시켰던 엘니뇨 현상의 발생 시기가 달의 조석력이 가장 약해진 타이밍과 일치했다.

이와 관련해 미 항공우주국(NASA)는 2021년 달 궤도의 주기적 변화로 인한 조석과 해수면 상승의 복합작용으로 미국에서 홍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과 달 궤도 변화가 증폭시킨 조수간만의 차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미국 해안 도시에서 2030년~2040년 사이에 홍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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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대 연구팀은 "거대한 맹그로브 숲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하나의 대책에 불과하다"며 "이번 연구는 세계가 지구온난화 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구의 자연 리듬을 규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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