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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환각 효과 없이 불안이나 우울증에 관여하는 수용체 '5-HT2A'를 활성화시킬 새로운 화합물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동일한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물질로는 합성마약인 'LSD(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ysergic acid diethylamide)'가 있다. LSD는 강력한 환각제의 일종으로 미국에서도 1급 마약으로 분류된 약물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화합물은 LSD와 같은 강력한 환각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항우울 및 항불안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HT2A 수용체는 조현병이나 기타 정신질환, 불안과 우울증에 관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항정신병약과 항우울약이 이에 대한 활성 저해 작용을 하도록 설계됐다.  

브라이언 쇼이쳇(Brian K. Shoichet) 박사 등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5-HT2A 수용체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이 아닌, LSD 등과 마찬가지로 5-HT2A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의 항정신병약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

5-HT2A 수용체가 세포 내 다양한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면 환각작용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가 '환각작용'과 '항우울·항불안작용'이라는 두 가지 다른 경로에 관여하는 것을 발견하고, '테트라하이드로피리딘' 화합물을 5-HT2A에 최적화시켜 항우울·항불안 작용 경로를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각 경로의 작용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선택성이 높은 화합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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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D를 비롯한 환각제는 많은 국가에서 불법 약물로 지정되어 있지만, 치료약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MDMA나 사일로사이빈(Psilocybin) 등의 환각성분을 정신요법과 병행해 대량 투여하면 불안과 우울증 등에 장기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환각 부작용이 문제시되고 있다. 

쇼이쳇 박사는 "우리가 설계한 화합물을 쥐에 테스트한 결과, 사람의 불안이나 우울증과 유사한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또 환각작용의 징후인 머리 경련 반응은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의 다음 프로젝트는 화합물을 한층 최적화해 임상시험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선택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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