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oston Dynamics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경쾌하게 춤추는 로봇 영상과 사족보행 로봇 '스팟' 등으로 알려진 미국 로봇전문 개발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로봇 기업 6개사를 대표해, 로봇을 무기화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6일(현지시간) '로봇 업계와 우리 커뮤니티에 보내는 공개서한(An Open Letter to the Robotics Industry and our Communities)'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로봇의 무기화는 심각한 위험과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호소했다. 

성명에는 어질리티 로보틱스·ANY보틱스·오픈 로보틱스·클리어패스 로보틱스·유니트리 등 5개 로봇 제조 업체가 함께했다.

이들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타인을 위협하거나 상처를 입히거나 위협하기 위해 로봇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무기화이다. 로봇의 무기화는 사회와 사람들뿐만 아니라 로봇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첨단 모빌리티 기능을 갖춘 범용 로봇과 관련 소프트웨어를 무기화하지 않겠다"며 고객에게도 이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봇 기술의 발전과 함께 로봇을 무기화하거나 무기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무인 군사용 로봇이 전장에 투입되고 있다. 

러시아 침공에 저항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활용하고 있고, 2021년 미국 육군연합 연례회의에서 '유효 사거리 1200m 총기를 탑재한 4족 보행 로봇'도 발표됐다. 2022년 7월에는 스팟과 유사한 로봇견에 기관총을 탑재해 쏘게 하는 동영상이 트위터에서 화제를 모았다. 

다만 이들 업체는 "우리는 국가와 정부 기관이 자기방어와 법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기존 로봇 기술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로봇의 안전한 사용을 촉진하고 오용을 막기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oston Dynamics

성명을 발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측은 언론에 "우리는 오랫동안 로봇의 무기화에 반대해 왔다. 회사 약관에는 "제품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 무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사람이나 동물에 위해를 가하거나 협박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동성 있는 로봇은 사람들을 위해로부터 멀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생명을 보호하는 로봇의 가능성을 믿고 있으며, 그 유망한 미래가 훼손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이러한 노력이 보다 광범위한 로봇 커뮤니티로 확대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CEO는 해외 매체 악시오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시판 로봇을 무기화하려는 개인들의 일회성 시도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로봇이 사회 전체에 널리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이 기술을 이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로봇 악용을 금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과학기술 매체인 마더보드(Motherboard)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로봇의 무기화에 반대하기 가장 좋은 시기에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로봇의 무기화를 멈추겠다는 시도는 훌륭하지만, 최종 사용자가 성명에 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여러 미해결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이 이를 지킬 수 있을지도 문제다"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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