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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과거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평균보다 장시간 게임을 하는 아이는 지능이 높아진다' '게이머는 의사결정 능력이 뛰어나다'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다'는 등 게임의 긍정적 효과를 다룬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이 리듬 게임을 하면 노인들의 단기 기억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새롭게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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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뇌 신경 전문가인 애덤 개절리(Adam Gazzaley) UCSF 교수는 10년 전부터 비디오 게임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 온 인물로, 치료용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는 아킬리 인터렉티브 랩스(Akili Interactive Labs)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독자 개발한 게임 '뉴로레이서(NeuroRacer)'를 이용한 연구에서 '게임을 플레이한 고령자의 멀티태스킹 기능 및 인지 능력이 개선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개절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번엔 20세기 초 인기 록밴드 그레이트풀 데드에서 드러머를 맡았던 미키 하트와 손잡고 '리드미시티(Rhythmicity)'라는 리듬 게임을 개발했다.

리드미시티는 BGM에 맞춰 태블릿 화면상에 표시되는 시각적 단서를 탭하는 게임으로 플레이를 진행할수록 시각적 단서가 사라져 플레이어는 연주 패턴을 암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템포나 연주의 복잡도·판정 정확도·난이도를 플레이어의 스킬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해, 어려워서 플레이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60~74세 노인 47명을 '리드미시티를 플레이하는 그룹'과 '일반 단어검색 게임을 플레이하는 그룹'으로 나누고, 하루 20분씩 주 5일 빈도로 총 8주간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리고 8주에 걸친 게임 세션 후 실험 참여자의 뇌파를 측정하면서 처음 보는 얼굴을 식별하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리드미시티를 플레이한 그룹은 얼굴인식 작업에서 단기 기억의 향상을 보였고 악보 독해 및 단기 시각 기억과 관련된 상두정소엽(Superior parietal lobule) 활동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가설대로 리듬 게임을 플레이한 그룹만이 얼굴인식 작업에서 단기 기억의 개선을 보였으며 음악적 리듬 훈련이 비음악적 작업의 성능을 향상시킨다는 중요한 증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논문 최대 저자인 티어도어 잔토(Theodore Zanto) UCSF 준교수는 "리드미시티에는 매우 강한 기억 훈련 요소가 있어 다른 형태의 기억까지 일반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절리 박사 연구팀은 VR 미로 탐색 게임 '래버린스(Labyrinth)'가 노인의 장기 기억을 개선한다는 연구와 피트니스 트레이닝 게임 '바디-브레인 트레이너(Body-Brain Trainer)'가 노인의 혈압·균형 능력·주의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Aging,2022) 등 게임이 노인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결과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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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절리 박사는 "이들 게임은 모두 고령자에게 부족하기 쉽지만 삶의 질에 있어서 중요한 인지 제어 능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적응 알고리즘과 접근 방식은 공통적이지만 전혀 다른 유형의 활동을 사용한다. 그리고 모든 게임에서 고령자의 인지 능력 향상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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