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앞서 '재산을 잃는 불행은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와 '고독이 힘든 것은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라는 연구 결과 등이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불행이나 고독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인공지능(AI) 기반의 '노화시계(aging clock)'로 측정한 연구에 따르면, 불행은 흡연보다 노화를 더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징(Aging)'에 게재됐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노화시계란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기 위한 통계 모델이다. 일반적으로 나이는 생년월일로 자동으로 결정되지만, 노화시계는 혈액검사나 유전자 분석 등 파라미터를 바탕으로 노화 현상의 강도를 추정하도록 알고리즘을 훈련해 만든다.

노화시계 개발 기업 중 하나인 '딥 론제비티(Deep Longevity)'가 자금을 지원한 미국과 중국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신체적 데이터에 더해 심리적인 요소도 고려한 새로운 노화 시계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알고리즘 훈련에는 '중국 건강 및 은퇴 종단 연구(CHARLS)'에 포함된 45세 이상 중국인 4846명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ging

대상으로 중국 데이터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논문에서 "중국의 '성공한 노인(success fulager)', 즉 인지기능과 사회적 연결이 건강한 노인의 비율은 15.7%로 일본 29.2%와 한국 25.25%보다 낮으며 동아시아 국가 중 최저다. 그러나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유럽 전체의 고령 인구를 더한 수치보다 많은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의 고령화에 대한 이해는 세계 고령화에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수집한 데이터는 크게 신체 데이터와 심리적 요인 두 가지다. 전자에는 '혈당·콜레스테롤 등 16가지 혈액검사 데이터와 체질량지수·혈압 등 6가지 생체데이터가, 후자에는 '결혼 여부·흡연 습관·고독감이나 불행을 느끼는지 등 8가지 심리적 요인'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이들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훈련해 만든 노화시계를 'CHARLS'에 포함된 약 7000명의 데이터로 테스트했다. 그 결과, 암·심장병·간장병·폐병·뇌졸중 등에 걸린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노화시계 나이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영향은 모두 1.5세 이하였다. 

특히 심리적 요인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들 질병보다 크게 나타났고 최대 1.65세분의 노화에 상당했다. 이는 노화 1.25세분의 흡연보다 심리적인 요인이 노화를 더 가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결과는 질병이나 흡연보다 불행이 건강에 대한 위험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혼-0.59세', '수면장애-0.44세' 등보다 심리적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낮은 심리적 행복도가 초래하는 유해한 영향은 심각한 병이나 흡연과 같은 크기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마음의 건강 촉진이 물리적인 치료 접근법과 동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안티에이징 요법이 될 수 있다"며 "건강한 인지기능 등을 갖춘 '성공한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행복도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결론 내렸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