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사진 앞줄 우측에서 두 번째 최종우 교수, 세 번째 플란지 / 서울아산병원 제공
©데일리포스트=사진 앞줄 우측에서 두 번째 최종우 교수, 세 번째 플란지 / 서울아산병원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플란지(치료 환자)의 경우 심각한 영양결핍으로 전신마취를 견딜 수 있을지부터 걱정됐습니다. 무엇보다 종양 크기도 예상보다 거대했는데 다행히 플란지가 잘 버텨줘서 퇴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다행이며 앞으로 자신감과 미소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했으면 합니다.” (플란지 수술 집도의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나라 아프라키 대륙 남동쪽 마다가스카르는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전기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오지로 잘 알려져 있다.

외부와 단절된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청년 ‘플란지(Flangie 남·22)’는 입안에 생긴 얼굴 크기만한 거대종양 때문에 평생 ‘징그러운 혹이 달린 아이’라는 놀림과 함께 따돌림까지 받았다.

플란지는 8세 때 어금니가 심하게 아파 발치를 했다. 하지만 이 당시 발치가 잘못돼 플란지의 어금니쪽에 염증이 생겼고 의료시설이 거의 전무했던 만큼 치료를 받지 못하고 10년간 방치됐던 염증은 거대세포육아종으로 성장했다.

최 교수는 “거대세포육아종은 100만 명당 한 명에게 발병한다고 알려진 만큼 희귀질환으로 초기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플란지의 경우 오랜 기간 치료를 받지 못해 종양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만큼 거대해져 거대세포육아종 가운데서 가장 심각하게 거대한 크기였다.”고 전했다.


10년간 종양을 방치한 탓에 음식은 물론 대화하는 것 조차 힘들었던 플란지는 마침 의료 봉사활동에 나선 이재훈 의사와 지난해 초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한국에서 치료의 길이 열렸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한 이재훈 의사는 서울아산병원에 의뢰했고 이를 수락한 최종우 교수가 집도를 맡게 됐다.

지난 9월 21일 최 교수팀은 치과, 이비인후과와 협진을 통해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진행, 15cm 이상 크기 종양(무게 810g)을 제거하고 아래텃을 종아리뼈를 이용해 재건한 뒤 종양 때문에 늘어났던 입과 입술을 정상 크기로 교정하는데 성공했다.


플란지는 “치료할 수 없다고 포기했던 내 얼굴을 평범하게 만들어주고 가족처럼 대해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감사드리며 향후 선교사가 돼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라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장시간 수술을 버티고 새로운 삶을 되찾은 플란지는 5일 귀국길에 올랐으며 치료비 전액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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