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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첨단기술이 예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진화하면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책·정치 캠페인·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분석 등 AI 도입이 효과적인 분야에 대해 AI 전문매체 '더 배치(The Batch)'가 정리했다.

◆ 지구온난화 대책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가 인위적으로 배출됨에 따라 지질학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제안된 지구온난화 대책으로는 온실효과가스 배출량을 억제하거나 삼림 파괴를 막는 완화책 외에 지구 기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지오엔지니어링(geoengineering·지구공학) 등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 SAI)'은 성층권을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이산화황 등 에어로졸을 분무해 태양광을 우주로 반사시키는 방법이다.

1991년에 일어난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대폭발 당시, 연기 속에 포함된 이산화황이 살포돼 태양열 반사에 의해 지구의 기온이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화산 폭발에 의한 세계적인 냉각 효과를 모방한 것이 바로 SAI다. 이를 통해 태양광이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속도를 늦춰 탄소 배출량 절감을 달성할 때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지오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서 에어로졸 살포에 사용하는 드론을 제어하기 위해 AI를 이용할 수 있으며,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 효과를 모델화하고 실시하는 타이밍과 장소 결정에도 AI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우주에서 반사막으로 태양광을 차단하는 '스페이스 버블(우주거품,Space Bubbles)' 프로젝트도 검토되고 있다. 더 배치의 뉴스레터를 집필하는 앤드류 응(Andrew Ng)은 AI 기술이 지구 온난화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 크리에이티브 산업

최근에는 이미지나 텍스트 등을 생성하는 AI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으며, 거액의 펀딩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나오고 있다. 가령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개발한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Stability.AI)의 평가액은 약 10억 달러로 알려져 있으며, 2022년 10월 펀딩 라운드에서는 1억 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또 프로모션 블로그 포스트 등 마케팅 자료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생성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자스퍼(Jasper)는 시리즈A 펀딩 라운드에서 1억 2500만 달러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연구소 '오픈AI'(Open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며 셔터스톡(Shutterstock)은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AI가 제작한 이미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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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크리에이티브 산업에서 AI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티스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S가 지난 6월 출시한 '깃허브 코파일럿'(Copilot)이 오픈소스 저작자 및 최종 사용자에 대한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에 직면하는 등 AI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코드를 생성하는 AI 모델이다.

◆ 정치 캠페인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중간선거를 눈앞에 둔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이 AI를 정치 캠페인에 이용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은 AI를 이용해 유권자 프로필을 분석함으로써 지지 정당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를 식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결과를 이용해 지지 정당을 바꾸는데 효과적인 정책을 앞세운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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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22년 한국 대선에서도 여야 모두 'AI 아바타'를 사용했으며 아바타가 출연한 다양한 영상을 공개하는 등 디지털 선거전을 펼쳤다. 인도에서는 '다양한 현지어로 선거 후보가 유권자에게 말을 거는 딥페이크 영상'을 공개하며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더 배치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개인적 취향의 모델링은 설득을 위한 강력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지만, 거짓말이나 왜곡에 근거해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 캠페인에 AI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투명성 요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전쟁으로 인한 피해분석

올해 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적인 농산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에 큰 타격을 미쳤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항공사진에서 곡물 저장시설을 검출하는 AI 모델을 구축해 러시아 공격으로 손상된 시설을 특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344개 곡물 저장시설 중 75개 시설이 파괴돼, 우크라이나 전체의 약 15%에 해당하는 307만 톤에 달하는 곡물 저장능력이 상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얼굴인식 AI 기술을 이용해 전사한 러시아 병사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하는 등 전쟁에서도 AI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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