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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메타·아마존·트위터 등 성장 가도를 달리던 미국 빅테크들이 잇달아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기술기업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을 펼쳤지만,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적 악화,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 속에 이제는 대량 해고에 나서며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 아마존, 역대 최대 구조조정 돌입 

아마존이 약 1만 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1월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4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구조조정이다. 

인공지능(AI) 음성 서비스 알렉사를 포함한 디바이스 부문과 소매 부문, 인사 부문이 주요 대상이며 해고 규모는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말했다.

1만 명은 아마존 오피스직 직원의 약 3%에 해당한다. 주로 창고 등에서 일하는 시간제 노동자를 포함한 글로벌 종업원 수는 2022년 9월 기준 154만4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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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최대 쇼핑 대목인 연말을 앞두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 데이브 림프 아마존 단말·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16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회사는 단말과 서비스 부문의 일부 팀과 프로그램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며 "15일부터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알리고 있으며, 통합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는 일부 역할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된 것과 이번 결정으로 재능있는 직원들을 잃게 돼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아마존...경기침체 속 첫 대규모 해고

아마존은 팬데믹에 따른 인터넷 쇼핑과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로 아마존의 사업은 승승장구해 왔다. 직원수를 2년 사이에 2배로 늘리고  물류 네트워크도 2년 사이에 거의 2배로 확대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오피스직 기본 연봉 상한선을 16만달러에서 약 35만달러로 2배 이상 올리는 등 인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아마존 스스로 몸집을 최대로 불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과 경기 악화. 코로나19 이후 돌아온 일상 속에 성장이 크게 둔화됐다. 아마존의 1분기(1~3월) 결산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기 7% 증가한 1164억4400만달러로 1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증가율은 과거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또 직전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증가한 1271억100만달러, 순이익은 같은 기간 9% 감소한 28억7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은 1천400억 달러∼1천4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전망치 1천551억 5천만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아마존 주가는 올해 들어 약 40%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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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아마존은 지난 10월 주력 소매 부문의 오피스직 채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11월 2일에는 이를 확대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한 전사 차원의 오피스직 신규 채용을 몇 달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불과 이주 만에 역대 최대 감원 계획을 알린 것이다. 

아마존은 2001년 당시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500명을 해고했고, 2018년 수백 명을 해고한 적은 있지만 이번과 같은 1만 명 규모의 대량 해고는 처음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지금이 리세션(경기후퇴)이 아니라고 해도 곧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 조언은 무언가를 구입할 때는 조금 늦추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수중에 자금을 남겨 두고 잠시 기다리는 편이 좋다"고 언급했다.   

한편, 메타 플랫폼(구 페이스북)도 이달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 이상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자신이 인수한 트위터 전체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3천700명을 해고했고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마이크로소프트 동영상 공유앱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도 인력감축에 나섰다. 애플과 구글은 신규 채용 동결 방침을 밝혔다. 

경제 비관론 확산 속에 고용 한파는 더 많은 기업으로 확산돼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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