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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심한 두통이 이어지는 편두통은 전체 인구의 14%가 가진 질환으로, 단순히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메스꺼움과 어지러움 등을 동반한다. 편두통을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만성 편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고해상도 MRI 분석 결과, 편두통을 가진 사람의 뇌에서 특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발표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케크의과대 윌슨 슈 박사 연구팀은 대뇌피질 아래 반란원 중심(centrum semiovale) 영역의 혈관주위강(Perivascular space)에 주목했다. 

혈관주위강이란 혈관과 조직 사이에 생기는 혈액 성분과 수액 등으로 채워진 공간을 말한다. 슈 박사는 "혈관주위강은 뇌 내 체액 배출 시스템의 일부"라며 "이것이 편두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은 편두통 발생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북미영상의학회(RSNA)

연구팀은 편두통과 혈관주위강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만성 편두통 환자 10명과 반복적 편두통 환자 10명, 그리고 편두통이 없는 대조군 5명을 포함한 총 25명의 실험 참여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인지장애, 폐소공포증, 뇌종양 등을 경험한 적이 없고 과거 뇌수술을 받은 이력도 없었다. 

그리고 '7테슬라 MRI'를 통해 실험 참여자의 뇌를 분석했다. 대부분의 임상용 MRI는 최대 3테슬라 수준이다. 슈 박사는 "이번 연구는 편두통으로 인한 뇌의 미세혈관 변화, 특히 혈관주위강을 연구하기 위해 초고해상도 MRI를 이용한 최초의 연구"라며 "7테슬라 MRI는 다른 MRI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와 품질로 뇌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편두통 후 뇌 조직에서 일어나는 세밀한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편두통 환자는 만성적이든 반복적이든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반란원 중심의 혈관주위강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는 과거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지기능 장애와 연관이 있는 뇌 병변인 백질병변(White Matter Hyperintensity)에 대해 편두통 환자가 심부에서 중증도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는 혈관주위강 확대가 더 많은 백질병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혈관과 상호작용해 뇌에서 노폐물을 배출하는 림프관 문제가 편두통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편두통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편두통에 기인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슈 박사는 "이번 연구가 뇌의 미세한 혈관과 혈액 공급의 변화가 다른 유형의 편두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대규모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맞춤형 편두통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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