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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20일(현지시간) 개막식과 함께 12월 18일까지 28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11월 24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기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최근 대규모 국제 이벤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첨단기술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는 각종 신기술은 매우 흥미롭다.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다양한 첨단기술을 인공지능(AI)이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ICT 집약체 공인구 '알 리흘라’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는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피파(FIFA)가 함께 제작한 '알 리흘라(Al Rihla)'다. 아랍어로 '여정(The Journey)'이라는 의미다. 알 리흘라는 기존 축구공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갈 뿐만 아니라, 비디오 판독((Video Assistant Refree·VAR)에 정확한 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신속하고 정확한 오프사이드 판정을 지원한다. 

공 내부에는 500Hz '관성측정센서(IMU·Inertial Measurement Unit)'가 탑재돼 육안으로 판정이 어려운 오프사이드 장면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IMU는 가속도계·회전 속도계·자력계 등을 통해 신체의 특정 힘과 각도 비율 등에 따라 신체 주변 자기장을 측정하는 전자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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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U가 내장된 축구공은 월드컵 총 64경기에서 사용되며, 초당 500회의 빈도로 공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다. 이 정보를 토대로 통계 데이터로 경기 전반을 상세하게 분석할 수도 있다. 

월드컵 공인구에 IT 기술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부터다. 공 내부에 NFC칩이 탑재돼 공 속도와 위치 측정이 가능했다. 알 리흘라는 이를 한층 발전시킨 형태로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불리고 있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 VAR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을 채택해 알 리흘라와 연동해 오프사이드 판정을 보다 정확하게 판독한다. SAOT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캐나다 빅토리아대가 공동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카타르 대 에콰도르 개막전 시작 3분 만에 카타르 골망을 뒤흔든 에네르 발렌시아(에콰도르)의 헤딩슛에 ‘노골’이 선언됐고, 최근 일본-독일전 오프사이드 판정에도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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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경기장에 적용된 첨단 냉각기술

더위 문제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선정 당시 가장 우려됐던 건 11월에도 26℃에 달하는 카타르의 기온이었다. 카타르는 스타디움을 시원하게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에 고도의 기술을 채택했다. 

냉각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은 카타르의 사우드 가니 카타르대 기계공학과 교수다. 가니 교수는 "경기장 냉각 시스템은 자동차 공조 시스템에 가깝다"며 "첨단 공기 순환·냉각 기술을 적용해 경기장을 하나의 에어컨처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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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와 스폿 냉각 시스템을 조합해 경기장에 설치된 파이프나 통풍구를 통해 흡입해 냉각 여과한 후 외곽의 거대 환풍구를 통해 시원한 공기를 내보내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가니 교수는 "사람이 있는 장소만을 집중적으로 냉각할 수 있고, 공기 여과도 가능해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는 총 8개 경기장 중에 7개가 이 냉각 시스템을 채택했다. 나머지 하나가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으로 이 경기장은 자연 환기 시스템을 구현해 냉각 시스템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AI 승패 예측도 하나의 재미    

프랑스 매체 'FRANCE 24'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지휘통제센터는 경기 중 관객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1만5000대 이상의 카메라를 8개 경기장에 분산 배치했다.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둔 위성방송업체 '알자지라'는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루사일 스타디움에는 팬들을 추적하기 위해 얼굴인식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관중의 경기장 난입을 막기 위해 필요에 따라 관중석을 모니터링하고 행동 패턴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영국 앨런 튜링 연구소는 브라질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예측하고 있다. 앨런 튜링 연구소는 영국 수학자이자 심리학자로 현대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의 이름을 따 만든 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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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I 알고리즘은 판타지 프리미어리그(Fantasy Premier League)를 위해 2018년 개발한 'AI스날(AIrsenal)'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측 결과 우승국 예측에서 브라질이 25%로 가장 높은 확률을 기록했고, 벨기에(18%), 아르헨티나(15%)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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