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칼럼니스트“맵고 자극적인 韓 라면에 빠진 日 젊은 세대”
농심, 美 제2 공장 가동…북미 매출 사상 최대 실적

©데일리포스트=일본 인스턴트 라면 시장서 소비자 입맛 바꾼 농심 신라면 시리즈 / DB 편집
©데일리포스트=일본 인스턴트 라면 시장서 소비자 입맛 바꾼 농심 신라면 시리즈 / DB 편집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농심은 오는 2025년까지 8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고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인 일본을 꺾고 1위 역전 신화를 이뤄낸다는 각오로 더욱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겠습니다.” (농심 관계자)

한국전쟁 직후 심각한 물자 부족 현상과 식량난 여파로 먹을 것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인스턴트 라면이 들어온 것이 1963년 9월, 일본에서다. 앞서 세계 제2차 대전 직후 패망국이던 일본 역시 식량난 해소를 위해 중국의 납면을 모티브로 라멘을 개발하면서 이른바 ‘라면의 종주국’ 타이틀을 얻게 됐다.


라면 종주국 위상을 뽐내며 전 세계 먹거리 시장 공략에 나섰던 일본에서 최근 몇 년새 한국의 라면이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입맛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 이제 국내라면 대표 브랜드 농심의 ‘매울 辛’라면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먹을 것이 너무도 부족해서 일본으로부터 최초로 국내에 라면을 도입했던 지난 1963년 이후 반세기가 지난 현재 우리 기술로 만들고 생산한 메이드 인 코리아 라면의 강력한 맛이 일본 열도를 중독시키고 있다.

실제로 일본 라면 시장에서 국내 라면의 점유율을 매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5년간 일본 시장을 자극하고 나선 우리 라면은 연평균 25%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진출 국내 라면 브랜드 중 1위는 최근 3년 새 연 평균 20%대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농심을 꼽을 수 있다.

일본 라면 시장에서 보이는 농심의 거침없는 행보 배경은 말 그대로 속이 얼얼할 만큼 자극적인 매콤한 스프의 얼큰한 국물의 강력한 향기가 밋밋한 일본 전통 라면에 식상한 젊은 세대 공략이 제대로 적중했다는 방증이다.

일본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타카시 타츠우마(Takashi Tatsuuma) 는 “돼지 뼈를 육수로 만들어 낸 담백한 일본 라면을 즐겼던 일본인들의 세대교체 현상”이라면서 “간편하면서도 맵고 자극적이지만 중독적인 맛의 한국 라면은 이제 일본의 젊은 세대 입맛을 바꿔 놓는데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라면 종주국 일본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과 함께 끊어 낼 수 없을 만큼 중독적인 맛의 자양분을 뿌리 깊이 내린 농심의 다음 목표는 북미 시장이다. ‘매울 신(辛)의 글로벌’ 공략을 위한 엔진은 여전히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제2 공장 가동 / 농심 제공
미국 제2 공장 가동 / 농심 제공

농심은 올해 북미(미국과 캐나다법인)지역에서 전년 대비 23% 성장한 4억 8600만 달러(추정)의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일본은 물론 이제 미국인들 역시 한 끼 식사로 신라면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2공장까지 본격적으로 가동돼 공급량이 늘고 이에 따른 성장세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가동에 나선 미국 제2공장은 봉지면 1개, 용기면 2개 고속라인을 갖추고 신라면 등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제품의 대량 생산 전초기지로 자리매김 중이다. 북미 시장에서 신라면(봉지)은 전년 대비 36% 늘어난 8300만 달러를 예상되며 육개장사발면과 신라면 블랙(봉지) 역시 전년 대비 각각 37%, 20% 매출이 오르며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이들 제품은 매출 순위 탑5에 오르는 대표 인기제품이며 제2 공장 가동에 힘입어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법인 전체의 성장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 북미(미국, 캐나다법인) 주요 제품 매출액 및 성장률 / 농심 제공
2022년 북미(미국, 캐나다법인) 주요 제품 매출액 및 성장률 / 농심 제공

월마트 등 미국의 주요 유통채널 대형마트에서 선방 역시 주목받고 있다. 농심은 월마트에서 전년 대비 42%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신라면블랙과 신라면블랙컵 입점 점포 확대가 주효했으며 월마트 외에도 크로거(31%), 샘스클럽(89%)에서도 기록적인 성적을 보였다.

농심의 미국 시장 공략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을 꼽으라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다. 특히 올해 미국 인기 프로그램 ‘아메리칸 갓 탤런트’에 출연했던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과 함께 신라면과 태권도로 한국인의 힘찬 기상을 보여주는 내용의 ‘Power of delicious Shin’ 광고를 선보이며 유튜브 1400만 뷰를 넘기며 빅 이슈가 됐다.

한편 2020년 미국 시장 점유율 23.3%로 일본 토요스이산(49%)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인 농심은 북미 지역 성장으로 올해 해외 매출(법인+수출)은 전년 대비 9% 성장한 12억 4990만 달러(한화 1조 6323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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