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볼더 콜로라도대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화장실 물을 내릴 때 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입자를 레이저 빛으로 시각화한 실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왜 변기 뚜껑을 꼭 덮어야 하는지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에도 수세식 화장실에서 수만 개의 에어로졸이 방출되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도 변기 물을 내릴 때 전파가 가능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오염된 에어로졸이 변기 물을 내릴 때 최대 92cm 높이까지 튀어 올라 1분 정도 공중에 머무른다는 내용의 논문이 미국 물리학협회(AIP) 학술지 '유체물리학'에 게재됐다. 

최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존 크리말디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와 노로바이러스 등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는 병원체가 수세식 화장실을 통해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녹색 레이저 빛으로 에어로졸 입자의 모습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cientific Reports

실험 모습은 아래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어두운 공간에 공중화장실에 자주 볼 수 있는 수세식 변기가 놓여 있다. 녹색 빛은 에어로졸을 감지하기 위한 레이저다.

화장실 물을 내리자 변기에서 무수한 에어로졸이 공중으로 힘차게 치솟는다. 

분석 결과,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한 에어로졸 입자의 속도는 초속 2m로 8초 이내에 변기에서 1.5m 높이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큰 입자는 몇 초 만에 낙하했지만 5㎛(마이크로미터) 이하 입자는 몇 분 또는 그 이상 공기 중에서 부유했다.  

즉,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불과 몇 초 만에 에어로졸 입자가 얼굴 높이까지 상승해 그대로 장시간 떠다니는 것이다. 

연구팀은 변기 물을 내릴 때 입자가 튀어 올라 다양한 병원균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이를 시각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실험은 변기 안에 고형물이나 화장지를 넣지 않은 상태로 물만 내렸기 때문에, 실제 화장실 환경에서는 오염된 에어로졸이 퍼질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말디 교수는 "우리는 에어로졸 입자가 단순히 떠오를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이를 시각화해보니 입자는 마치 로켓처럼 튀어 오르며,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게 분출되고 넓게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상을 보면 다시는 전처럼 변기 물을 내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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