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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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되돌아보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 이르기까지 거칠고 험난한 ‘격랑’을 힘겹게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장기간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류 최악의 전염병인 코로나-19는 그 기세를 꺾을 줄 모르고 여전히 공존하고 있습니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상은 물가인상과 고금리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을 침몰시키는 매머드급 폭탄으로 작용됐으며 여기에 원자재값 상승과 레고랜드 사태는 IMF 이후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경제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미디어 뉴스 채널 <데일리포스트>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2년 한 해가 시나브로 저물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주요 이슈를 분야별로 선정해 정리해봤습니다. 어느 해보다 힘들었던 2022년을 뒤로하고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1. 인플레이션·금리인상·경기침체…삼중고 폭탄에 무너지는 부동산 공화국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미 연준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일제히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실 현실화된 인플레이션 현상은 지난해 4분기부터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인류 사회에 깊숙이 동화된 코로나-19 펜데믹과 과잉 유동성, 물류대란, 소비 과열,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복합적인 구조가 결국 글로벌 경제를 묶어 놓은 촉매제로 작용됐다.

전 세계 통화를 움켜쥐고 있는 미국이 ‘기침’을 하니 한국의 금리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0.5%p 높이는 빅스텝을 비롯해 지난 4월부터 6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내수경제 역시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보였던 부동산 시장은 잇단 기준금리 인상 탓에 거래 절벽에 따른 경착륙 현상이 뚜렷하다 보니 연일 매매 하락폭을 경신하는 기이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나섰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주택거래가 제대로 이뤄질지 요원하다.

2.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퇴보 정책

“우리나라 여건에 가장 잘 맞는 재생에너지 태양광을 육성해 OECD 평균보다 태양광 발전 비중을 높일 계획이며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계획입지를 추진하고 영농 태양광, 건물 태양광 등을 육성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대선 당시 환경 공약 中)

20대 대통령 후보 시절 ‘실효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적극 추진해 원자력과 청정에너지 기술 구축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을 핵심 공약을 제시했던 윤석열 정부가 원자력 발전 비중은 확대하는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줄이는 정책에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하향과 태양광발전사업 지원 축소, 태양광 사업 협동조합 인센티브 폐지 등이 시행될 예정이다. 본격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RE100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되며 시민햇빛발전소 등 시민참여 재생가능에너지 확산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3. ‘부실시공 대명사’…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36분 HDC현대산업개발이 신축 중이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지하 4층·지상 39층)가 붕괴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인명구조견과 열화상·내시경 카메라, 드론 등이 투입됐지만 매몰 구간이 많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적으로 빌딩의 붕괴는 연약한 지반이나 건축 설계 및 구조, 그리고 시공 부실에 따른 하층부가 지배적이다. 지난 11일 지하 4층~지상 39층 규모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붕괴는 일반적인 현상과 달리 상층부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붕괴의 원인으로는 ‘콘크리트’를 꼽고 있는데 날씨가 건조하고 따뜻한 계절과 달리 온도가 낮은 겨울철은 콘크리트 타설 후 양생하는 시간이 다른 계절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HDC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 화정’ 사고에 앞서 지난해 6월에도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 사고로 인재 사고를 일으켰다. 국내 건설업을 대표하는 대형 건설사의 잇단 붕괴 참사에 우리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4.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체제 전환…동네 병·의원도 진료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이하 RAT) 체계가 지난 3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의료계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실효성 없이 의료체계 혼란만 가중됐다.

중대본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3일부터 음압시설을 갖춘 전국의 호흡기전담클리닉 428곳 가운데 391곳을 비롯해 코로나-19 진료에 동참키로 한 동네 병·의원 1004곳 중 343곳에서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과 치료를 전담케 했다.

당시 신속항원검사 체제 전환을 놓고 방역 전문가들은 무책임한 방역 정책에 따른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열악한 시설과 인력 등을 감안할 때 RAT 및 PCR 검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동네 병 의원 뿐 아니라 이를 촉매로 전체 의료체계 붕괴 현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한 바 있다.

5. 누리호 발사 성공…국산 기술로 新우주시대 개막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6월 21일 하늘을 가르고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는 이날 2차 발사에서 계획된 궤도에 안착했으며 이번 누리호의 성공은 지난해 10월 ‘미완의 성공’으로 평가받던 1차 발사 진행 후 8개월 만에 실용급 위성 발사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지구 저궤도 700㎞ 지점을 향해 발사됐다. 고도 59㎞(발사 2분 7초)에서 1단 엔진을 분리한 후 고도 191㎞(발사 3분 53초)에 진입해 발사체 탑재물 보호 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다.

고도 258㎞(발사 4분 34초) 지점에서 2단 엔진을 성공적으로 분리한 후 목표 고도 700㎞ 상공에 진입(13분 15초)한 누리호는 성능검증 위성 분리(14분 43초)에 성공했다. 최종 단계인 위성 모사체까지 분리를 마치고(15분 47초) 성능검증 위성과 위성 모사체도 목표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6. 재앙적 집중호우에 침몰된 부동산 로또 명당 ‘강남’

지난 2020년 7월로 기억된다. 한반도를 덮친 최악의 물난리가 무려 54일간 지속되며 기록한데 이어 크고 작은 태풍까지 잇따라 몰아치면서 목숨을 잃은 사람만 50명에 이르며 터전을 잃은 이재민도 8000명을 넘어섰던 재앙적인 여름 장마를 말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2년 여름,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부(富)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의 심장부 ‘강남’이 불과 하룻만에 물난리를 겪으며 화려한 명성이 곤두박질쳤다.

8월 9일 강남구를 겨냥한 듯 쏟아진 역대급 폭우는 대치역 사거리 일대 도로를 침수시켰고 운행 중이던 차량들이 멈춰섰고 운전자들이 자동차를 버리고 떠나면서 물이 빠진 다음날 도로는 말 그대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당시 주요 외신들도 서울 도심을 강타한 집중호우 피해를 비중 있게 전하고 특히 구조상 침수 피해에 취약한 '반지하' 주거 형태에 주목하면서 영화 '기생충' 등을 언급했다. 이날 쏟아진 집중호우로 중부지방에서만 8명이 숨지고 7명이 실정됐다.

7. ‘사회적거리두기 완화’…코로나-19변이 유행 정점,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3년에 걸려 지속된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르면서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에 대한 해제에 나섰다. 지난 5월 2일부터 50인 이상 참석하는 집회,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 외 일상적인 실외 활동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20년 8월 경기도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별로 행정명령이 시행됐다. 또 같은 해 10월 13일부터는 국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됐다.

현재 실외 마스크 의무화 착용 해제는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 대부분에서 시행 중이며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도 해제된 가운데 우리나라도 대전광역시를 시작으로 지자체별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추진 중이다.

8. 한국천문연구원, 우리은하 중심부 블래홀 ‘궁수자리’ 관측

한국천문연구원은 EHT(사건지평선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에 참가한 국제 공동 연구진과 함께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gr A) 영상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EHT 즉 사건지평성망원경이란 전세계 산재한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협력프로젝트다. 이번에 찾아낸 궁수자리 A 블랙홀은 M87에 이어 EHT 팀이 촬영한 두 번째 블랙홀이다.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 배 크다.

이번 연구에는 세계 80개 기관, 300명이 넘는 EHT 연구진들이 참여했다. 특히 대규모 블랙홀 관측자료를 처리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시에 블랙홀에 대한 다량의 영상을 재현해 이를 비교하는 모의실험을 5년간 끊임없이 진행했다.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 끝에 연구진은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인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9. 화재 발생하면 ‘속수무책’…전기차 진화 해법 없나?

지난 5일 경북 영주시에서 전기차 택시를 운행 중이던 70대 운전자가 상가 건물 외벽을 들이박고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되고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서부산톨게이트 요금소 부스 앞 충격 흡수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국내 브랜드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되고 탑승자 2명이 사망했다.

사고 차량들은 화재가 쉽게 진화되지 않아 소방당국이 수조를 만들어 차량을 담구는 방식으로 진행해서야 7시간 만에 화재를 완전 진압할 수 있었다.

불만 나면 전기차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화재가 발생하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보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안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아 화재가 발생하면 빠르게 온도가 급상승되며 이에 따라 분리막이 파손되면 1000℃가 넘게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 현상까지 발생한다.

게다가 배터리팩이 철제로 덮인 탓에 소화약제가 제대로 침투하지 않아 진화에도 어려움이 크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지만 전기차는 8시간이다. 필요 소화수량도 내연기관차는 1톤, 전기차는 110톤이 필요하며 재발화 위험도 전기차가 높다.

10. 탐욕의 결과…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 ‘둔촌 주공’ 미분양

조합과 시공사단 간 장고의 갈등이 공사중단으로 불거지면서 부동산시장의 최대 이슈로 주목받았던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 주공 아파트’가 거창했던 행보에도 불구하고 실제 일반분양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보였다.

높은 대출 금리와 함께 집값 하락세까지 겹치면서 분양시장이 급랭한 것 역시 이 단지의 청약 부진을 부채질했는데 무엇보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고분양가가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반분양 3600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 결과 총 1만 3600명이 지원하면서 3.69대 1의 경쟁률에 머물렀고 1순위 기타 지역에서도 3700명이 추가로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허장성세로 전락한 둔촌주공은 앞서 시공사들과 분양가 산정, 공사비 등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반분양 일정을 미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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