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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반도체의 부족 사태는 스마트폰과 PC 등 각종 제품의 개발·판매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전자부품 제조업체 자빌(Jabil)의 그레이엄 스콧 글로벌 구매 담당 부사장이 반도체 품귀 현상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수익이 7% 정도 성장했으며, 특히 사물인터넷(IoT), 5G, 자동차 분야의 발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제조 수요는 현재와 미래의 핵심 기술에 한층 깊게 통합될 예정이기 때문에 성장세는 향후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제이빌은 자체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어도 2023년 말까지 반도체 시장의 수급 제약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도체 품귀의 원인은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있다고 스콧 부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바이러스 발생, 감염병 확산에 따른 노동 문제, 공급망에 관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며 "공급망 각 거점에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당분간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abil 홈페이지

반도체 부족 사태의 일련의 흐름을 정리하면 우선 코로나19의 발생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요·공급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 뒤 팬데믹 초기 쇼크가 일단락되고, 대량 소비로 세계 경제가 V자 회복기에 접어든다. 이후 반도체의 비정상적 수요 초과까지 맞물리면서 유례없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졌다. 

이러한 수급 미스매치가 지속되면서 2022년 여름 반도체 리드타임은 최소 40~50주, 길게는 50~60주에 달했으며 업체들은 상품 개발·판매의 지연 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 반도체 수급난과 원가 인상이라는 이중고 속에 제조·조달 비용은 상품 가격의 인상 형태로 고객에게 전가됐다. 

수요 대응을 위해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업체는 공장을 신설하고 미국 정부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제정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노력의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스콧 부사장은 "자동차 업계는 신형차의 하이테크 기능을 줄이고 스마트폰 업계는 자동차·컴퓨터·가전 업체들이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사이 비축했던 반도체를 사용하는 등 단기적 방법으로 대처해 왔다. 이러한 해결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부품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분석에 근거한 유연한 공급망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2023년 역시 반도체 시장의 차질은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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