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머크 홈페이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판매명: 라게브리오)'가 바이러스 변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항바이러스제인 몰누피라비르 투여에 따른 변이 중에는 타인에 대한 인체 감염 능력을 가진 것도 확인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머크가 미 바이오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몰누피라비르는 리보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ribonucleoside analog)로, 'SARS-CoV-2'를 비롯해 RNA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물질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2021년 말, 호주에서는 2022년 초에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머크가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몰누피라비르를 5일 동안 복용하면 중증화 위험을 가진 사람들의 입원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학 분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 아카이브(medRxiv)’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300만개 이상의 코로나19 RNA 배열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결과 몰누피라비르로 인한 변이로 추정되는 계통이 보고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medRxiv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소속 테오 샌더슨 박사 연구팀은 몰누피라비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2022년부터 특정 계통의 변이가 크게 상승한 것을 발견했다. 이 계통은 프랑스나 캐나다 등 몰누피라비르 미승인국보다 미국·영국·호주 등 몰누피라비르 승인국 배열 데이터에 나타나는 비율이 높았다.

몰누피라비르는 구조가 유사한 RNA 염기인 시토신(C) 자리에 대신 들어갈 수 있는데, 인체 세포의 영향을 받으면 또 다른 염기인 티민(T)과 비슷한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염기서열이 바뀌는 변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연구팀이 1300만개 이상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130개 이상의 유전체에서 몰누피라비르 영향으로 시토신이 티민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정 계통(번이)이 발견된 코로나19 샘플에 등록된 확진자 데이터를 살펴보면 고령자가 많았다. 특히 몰누피라비르 복용을 허용한 호주 요양시설에선 변이계통 25개 패턴이 80대~90대 최소 20명에게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 영향으로 변이가 발생한 몇몇 계통은 감염력을 가지고 있다. 샌더슨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몰누피라비르로 인한 변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머크측은 "몰누피라비르와 변이가 많은 배열을 정황증거로 연결했을 뿐이다. 논문은 이들 변이가 몰누피라비르와 연관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해당 변이를 가진 바이러스가 몰누피라비르를 처방받은 환자에게서 나타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