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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에서의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는 애플의 계획이 초기부터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케이스 제조업체가 생산한 아이폰 케이스 불량률(rejection rate)이 절반에 달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로이터통신이 14일(현시시간) 보도했다.

◆ '불량품 제로' 앞세운 애플과 간극 커

애플 공급업체 중 하나인 인도 대기업 타타가 운영하는 케이스 공장에서 제조되는 부품 가운데, 아이폰조립업체에 납품할 수 있는 합격품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했다. 

50% 수율은 결함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애플 방침과 큰 격차가 있다. 인도 공장은 기술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애플 관계자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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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이폰은 생산의 9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로부터 아이폰 제조를 하청받은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감염 확대 등으로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10월 하순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된 직원들이 집단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11월에는 직원들이 수당과 위생환경 미비 등을 이유로 대규모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폭스콘은 생산 일부를 중국 각지의 다른 공장으로 옮겼다. 애플은 부품업체와 협력해 공급 제약 해소에 꾀하는 한편, 11월 초 성명을 내고 정저우의 주요 시설의 생산을 대폭 축소해 가동하고 있어 아이폰 구입후 대기시간이 길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련의 과정 속에 애플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비 5.5% 감소한 1171억 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 인도 업체, 중국측 발빠른 대응과도 격차 

이에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을 인도와 중국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도록 인도 공장의 기술력을 강화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신형 아이폰의 인도 생산을 출시와 동시에 시작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정학적 긴장과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공급업체에 대해 중국 외 거점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미 폭스콘은 인도 남부 도시 첸나이 근교의 공장에서 아이폰14 시리즈를 제조하고 있다. 폭스콘은 인도 아이폰 공장 직원수를 향후 2년간 4배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애플의 전직 엔지니어는 인도 업체들은 중국에 비해 절박감이 부족하고 빠르게 대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물류나 관세, 인프라 등의 문제까지 겹치며 애플의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인도 위탁 제조업자는 고객 우려에 대한 대응이 느리고 변화에 대한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애플 CEO "인도 시장 매우 흥미롭다"

하지만 인도는 애플 입장에서 여전히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22년 4180억달러를 기록한 인도 제조업 수출액은 2028년 1조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전자기기 수출액은 매년 최대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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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인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앞선 애플 결산 발표 설명회에서 인도에 관한 언급은 15차례에 달했다. 이날 팀 쿡 CEO는 "나는 인도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매우 흥미롭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1위부터 샤오미, 삼성전자, 비보, 오포, 애플 순으로 애플의 점유율은 불과 4%에 불과하다. 그러나 출하금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 애플, 비보, 샤오미, 오포 순이다. 삼성과 애플의 점유율은 각각 22%와 18%를 기록했다.

한편,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는 향후 애플의 통합 공급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22년 9월 초 타타와 대만의 아이폰 공급업체 위스트론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타타가 위스트론 인도 사업에 출자하거나, 양 사가 공동으로 아이폰 조립 공장을 세우는 방안 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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