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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안면인식장애(안면실인증)는 눈이나 코 등 얼굴 부위는 인식할 수 있지만 뇌 장애 등으로 얼굴 전체를 보고 개인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VA 보스턴 헬스케어 시스템이 공동으로 진행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선천적인 안면인식장애 유병률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높은 약 3%로 나타났다. 선천적인 안면인식장애 유병률은 지금까지 2~2.5% 정도로 여겨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질(Cortex)' 2월호에 게재됐다. 

VA 보스턴 헬스케어 시스템의 조셉 데구티스(Joseph DeGutis) 박사 연구팀은 18세에서 55세 사이의 311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설문과 테스트를 진행했다.

우선 실험 참가자에게 일상생활에서 얼굴을 인식하는 것이 어려운지 물었다. 이후 두 가지 테스트를 진행해 유명인의 얼굴이나 전혀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 가능한지 판단했다.

조사 결과, 3116명 중 31명이 심각한 선천적 안면인식장애 증상을, 72명이 가벼운 안면인식장애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고 등으로 인한 뇌 손상에 따른 후천적 안면인식장애는 미국 내에서 약 3만 명 중 1명꼴로 매우 드물게 발병한다. 그러나 유전 및 발달 이상에 따른 선천적인 안면인식장애는 33명 중 1명(3.08%)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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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안면인식장애가 개인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해 고용기회가 제한될 수 있고, 안면식별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자폐 스펙트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구티스 박사는 "사회적 고립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유대감 유지와 원활한 의사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에 안면인식장애를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로 얼굴 인식에 큰 문제를 안고 있는 많은 사람이 기존의 엄격한 판단 기준으로 인해 안면인식장애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있다. 이에 진단기준을 확대함으로써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동료에게 이를 알리는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데구티스 박사는 "정확한 안면인식장애 진단을 위해 일상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환자의 자가신고와 검증된 객관적 지표를 조합해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사는 안면인식장애 증상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들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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