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eurology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의 1세 아이 두개골에서 쌍둥이 태아를 적출한 희귀 사례가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보고됐다.

쌍둥이 태아가 뱃속에서 발달하는 과정에서 한쪽 태아가 다른 쪽 태아에게 흡수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완전히 흡수돼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태아 상태로 남거나 신체 일부가 서로 섞이기도 한다. 과거에는 4개의 팔과 4개의 다리를 가진 여자아이가 태어난 사례도 있다.

쌍둥이의 한쪽 몸을 흡수한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는 '기생성 쌍둥이'로 불리며 50만 명 중 1명꼴로 태어난다. 이러한 기생성 쌍둥이는 의학적으로는 널리 알려진 사례지만 뇌 속에 태아를 흡수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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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 Science)'에 따르면 이번에 보고된 환자는 머리가 비대하고 또래에 비해 성장이 늦어,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푸단대학 병원 의료진은 뇌에 종양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엑스레이·컴퓨터 단층(CT) 촬영을 진행했다. 환자의 뇌 CT 스캔 이미지를 보면 두개골 안에 태아 골격이 찍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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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이번 사례는 '쌍생아 소실'(Vanishing twin·배니싱 트윈)의 희귀 케이스로 태아가 환자 두개골 안에서 혈관을 공급받으며 뇌를 짓누르고 있었다"며 "환자 건강을 위해 적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과 수술을 통해 적출된 태아는 몸 길이 약 10cm이며 팔과 손 등의 구조도 확인됐다. 세포 분열 과정에서 아직 분리되지 않은 부분이 '숙주 태아' 전뇌로 이어져 발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의료진은 "적출 수술은 성공했지만 예후를 지켜봐야 한다"며 "장기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뇌 속에 태아를 흡수한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처음 확인된 사례는 아니다. 1982년에도 생후 6주된 아이의 뇌에서 몸길이 14cm 태아를 적출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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