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800억 인수…배송 경쟁력 강화
프레딧 등 물류사업 확대로 신선 라스트마일 기업으로

생활에 밀접한 정보들은 아주 민감하게 주목됩니다. 유통은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뉴스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죠. 누구나 생산자일 수도 있고, 동시에 소비자일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ESG가 있다면 소비자 ESG도 중요한 시대가 됐죠. 소비의 패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치소비’가 바로 그것입니다. 유통업계에 이슈들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편집자주> 

(사진=hy)
(사진=hy)

유통전문기업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1만1000여명의 프레시 매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들과의 시너지를 통한 ‘라스트 마일 서비스’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hy는 앞으로 프레시 매니저의 배송 가능 품목 확대, 자사몰의 성공적 운영, 냉장 카트 코코의 해외 수출 등 유통전문기업이자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 ‘부릉’ 800억에 인수…‘라스트마일’ 서비스 강화

6일 업계에 따르면 hy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인수를 완료했다.

hy에 따르면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메쉬코리아와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았으며 이후 주금 200억원 납입을 완료하고, 증권교부까지 마쳤다. 총 인수대금은 800억원이다. 이를 통해 메쉬코리아 지분의 66.7%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오른다.

hy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유통전문기업’ 비전에 한 걸음 다가서겠다는 포부다. 메쉬코리아의 앞선 물류시스템을 결합해 라스트마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며 양사 간 시너지를 높일 신규 사업모델 구축과 협업도 추진한다.

회사 측은 메쉬코리아의 현행 경영체제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B2B 거래 중심의 사업구조를 견고히 해 당초 계획한 흑자전환 목표 달성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hy)
(사진=hy, 메쉬코리아 CI)

엔데믹 전환 후 배달 시장 성장세 둔화에 따른 대행 플랫폼들의 직격탄은 메쉬코리아도 피하지 못했다.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 2021년 25조원까지 성장했던 배달 시장은 지난해 1.3% 성장하는데 그쳤고 배달 수요 감소와 라이더 이탈 등 난항을 겪으면서 시장은 급격히 악화됐다.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으며 전국적으로 풀필먼트센터(FC)를 구축하는 등 급성장하던 메쉬코리아는 지난 2021년 결손금이 1128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난을 겪었고 OK캐피탈로부터 받은 주식담보대출(약 360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결국 회생기업으로 전락했다. 회사 매각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까지 더해지던 메쉬코리아는 지난 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hy 유상증자를 위해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는 정관 개정 안건을 의결하면서 매각 절차를 마무리 했다. 

hy 관계자는 “메쉬코리아는 스타트업인데 IT 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그러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배송을 하는 회사다. 이들이 가진 앞선 플랫폼 기술이 우리의 배송 서비스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라스트마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에 부합돼 내부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메쉬코리아와의 신규 사업모델 구축의 경우에는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으며 메쉬코리아의 현 경영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릉’ 빅데이터+1만 프레시매니저, ‘유통전문기업’ 목표
 
메쉬코리아를 인수한 hy는 ‘부릉’ 운영 노하우를 포함해 배송 데이터와 기술력에 자사의 1만명이 넘는 ‘프레시 매니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전망이다. 전국 600곳가량 물류 거점을 갖춘 메쉬코리아와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와 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메쉬코리아 역시 주력사업인 이륜차 배송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hy는 지난해 메쉬코리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선식품 배송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양사가 협력해 준비하던 라스트마일 배송 시너지 효과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hy는 신사업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물류·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600여개 물류거점 등을 활용한 B2B 물류 서비스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1만1000여명에 달하는 프레시 매니저는 냉장 전동 카트 ‘코코’를 통해 냉장·신선식품을 판매해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냉장 전동 카트로 접근하지 못했던 지역의 소비자에게 닿을 수 있는 ‘라스트마일 배송 역량’을 키워가겠다는 목표다. 정기배송 서비스 성장에 따른 온라인몰 프레딧은 론칭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프레딧 배송서비스 누적 배송량은 100만건이다.

특히 hy는 인수를 통한 기존 프레시매니저에, 이륜차 배송인력 등을 합쳐 배송 인력만 3만명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물류거점도 현재 600곳에서 1000곳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진=hy)
(사진=hy)

hy는 지난 2020년 3월 사명을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변경함과 동시에 유통전문기업 전환을 선언하면서 배송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유통채널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통한 물류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풀필먼트 사업에 도전했다. 장기적으로 ‘신선 라스트마일 서비스 선두기업’으로서 도약할 목표를 세웠다. 

hy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해부터 배송사업을 확대하면서 많은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자사 운영 경험 등을 통해 플랫폼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이에 인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시장의 확대와 성장에 대해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는 바뀌고 있다. 이커머스의 성장과 맞물려 hy 역시 소비 트렌드와 기술을 반영한 소비자들의 경험을 높이고자 매년 UI·UX(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를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프레시 매니저들과의 접점 단계에서 원활한 소통 역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