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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충분한 수면 시간은 건강 유지에 중요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인해 충분치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최근 백신 접종 전날 밤 수면 시간이 짧으면 백신 접종 후 얻을 수 있는 항체의 양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프랑스 국립위생의학연구소 카린 스피겔(Karine Spiegel)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수면이 백신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인플루엔자·A형간염·B형간염 백신 접종 전날 수면 시간과 접종 후 얻을 수 있는 항체의 양을 조사한 연구 결과 7건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 전날 밤 '수면 시간이 7~9시간인 사람'과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 시간을 자가신고한 경우 적게 잔 사람의 항체량이 적게 나타났지만 과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객관적 척도로 수면 시간을 측정한 경우에는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이면 백신 접종 후 항체량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사람들이 매일 밤 수면 시간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면 시간에 따른 항체 생산량 변화는 남성은 유의미하게 나타난 반면, 여성은 편차를 보였다. 이는 여성 항체 생산량에는 성호르몬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스피겔 박사는 "면역학 연구를 통해 성호르몬이 면역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여성은 월경 주기, 피임약 사용, 폐경 상태에 따라 면역력이 좌우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항체 생산량에 수면 부족이 미치는 악영향은 65세 이상 노인보다 18~60세 성인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수면 시간이 짧아, 수면 시간 감소로 인한 변화가 적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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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인플루엔자와 A형·B형 간염 백신을 대상으로 했지만 연구팀은 이 결과가 코로나19 백신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논문 공저자인 마이클 어윈(Michael Irwin) 박사는 "면역계를 자극하는 방법은 코로나19 mRNA 백신이나 인플루엔자·간염·장티푸스·폐렴구균 백신이나 동일하다"고 말했다.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고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면 항체 반응은 2개월치 약화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논문 공저자인 이브 반 카우터(Eve Van Cauter) 시카고대 명예교수는 "양질의 수면은 백신 보호 기간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연장할 수도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보호 편차를 보면 일부 병력이 있거나 비만인 사람은 효과가 낮게 나타난다. 이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잠은 가능하다. 백신 접종 전날은 7~8시간 충분히 수면을 취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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