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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트위터 등 SNS는 부정적 내용이 더 주목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고 '무언가에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낀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사람들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 상대방의 분노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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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SNS를 보는 사람이 느끼는 분노와 실제 게시자가 느끼는 분노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머신러닝을 통해 트위터에 올라온 트윗을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미국 정치에 대해 언급한 트윗을 특정한 후 게시 15분 이내에 다이렉트 메시지로 게시자와 연락해 해당 트윗을 쓸 때 얼마나 분노했는지, 혹은 행복했는지 파악했다. 

다음으로 해당 트윗을 약 650명의 실험 참여자에게 보여주고, 게시자의 글 작성 당시의 감정을 예상해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데이를 분석 결과, 트윗을 본 실험 참여자는 게시자가 실제로 보고한 것보다 트윗에서 느끼는 분노를 크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게시자의 행복도는 과대평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분노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치 관련 이슈 등을 접하는 경우가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윌리엄 브레이디 연구원은 "이 상관관계는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사람들이 어떻게 표현해야 하고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즉, 소셜미디어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분명히 사람들이 이 주제에 대해 화가 났을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고, 그와 관련된 게시물을 접했을 때 게시자의 분노를 과대평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개별 게시물이나 피드뿐만 아니라 '플랫폼 전체'의 분노 인식에 대해서도 알아보기 위해, 첫 번째 실험에서 이용한 트윗을 사용해 2종류의 피드를 재현했다. 두 피드는 게시자가 보고한 분노 정도는 동등했지만, 한 피드는 실험 참여자가 더 강한 분노를 느낀 '고과잉 인식 피드'였고, 다른 피드는 실험 참여자가 느낀 분노가 적은 '저과잉 인식 피드'였다. 

그리고 새로 모집한 600명을 대상으로 피드를 랜덤으로 보여주고 피드 및 플랫폼 전체의 멤버가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를 1~7의 7단계로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실험 결과, 고과잉 인식 피드를 본 사람은 플랫폼 전체의 분노를 평균 '5.82'로 평가했고, 저과잉 인식 피드를 본 사람은 평균 '3.53'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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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과잉 인식 피드를 본 사람들은 플랫폼 전체의 분노를 평가할 때 '가장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트윗'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고, 특히 선동적인 트윗이 플랫폼 전체의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실험에서는 이전 실험에서 사용한 2개 피드 중 하나를 보여준 후 5개의 '게시자가 강한 분노를 가지고 작성한 트윗'과 5개의 '게시자가 감정적으로 중립이었던 트윗'을 보였다. 실험 참여자들은 이 10개의 트윗이 앞서 본 플랫폼에서 얼마나 사회적으로 적절한지, 그리고 플랫폼이 얼마나 양극화되어 있는지 평가했다. 

고과잉 인식 피드를 본 사람은 높은 수준의 분노를 표현하는 트윗을 '중립적인 트윗보다 더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플랫폼이 정치적으로 양극화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브래디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를 실제보다 편향되게 보고 있다. 분노를 과도하게 인식하거나 알고리즘에 의해 과잉 노출되면 '이 장소에서는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스스로도 분노를 강하게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분노가 과대평가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랫폼 설계나 게시물 표시의 우선순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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